1. 판결의 취지
부작위를 명하는 가처분에 있어 채무자가 가처분 재판이 고지되기 전부터 가처분 재판에서 명한 부작위에 위반되는 행위를 계속하고 있는 경우에는 그 가처분 결정이 채권자에게 고지된 날부터 2주 이내에 간접강제를 신청하여야 합니다.
2. 사실관계
OO대학교 교수직에서 징계파면된 A는 사립대학교교수지위보전가처분을 신청하였습니다.
법원은 2009. 9. 22. "채무자는 ⑴ ○○대학교 캠퍼스 내 연구실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출입 방해하거나 연구실을 폐쇄하는 행위, ⑵ ○○대학교 홈페이지 사이트를 이용할 수 있는 아이디를 부여하지 않거나 삭제하는 행위, ⑶ 구내 전화번호를 무단으로 변경하거나 전화를 단선하는 행위를 함으로써 채권자가 ○○대학교 정교수로서의 업무를 수행하는 것을 방해해서는 아니 된다"는 취지의 이 사건 가처분결정을 발령하였고, 위 가처분은 2009. 9. 24. 채권자 A 및 채무자 B에게 각 고지되었습니다.
그런데 B가 가처분 결정에 반하는 행위를 계속하자, A는 가처분이 고지된 날로부터 2주를 훨씬 넘긴 2010. 3. 11.에 이르러서야 간접강제결정의 발령을 신청하였습니다.
원심은 B가 이 사건 가처분결정이 있기 이전부터 이 사건 가처분결정에서 명한 부작위에 위반되는 행위를 계속해 왔으므로 A로서는 이 사건 가처분 결정을 고지받은 날부터 2주 이내에 간접강제의 신청을 하였어야 하고, 그 기간을 지나서 신청된 이 사건 간접강제신청은 부적법하다는 결정을 하였습니다.
3. 판결의 요지
대법원은 아래와 같은 취지로 원심의 결정을 유지하였습니다.
(1) 가처분 절차에는 가압류 절차에 관한 규정을 준용한다(민사집행법 제301조 본문). 그런데 민사집행법 제292조 제2항은 "가압류에 대한 재판의 집행은 채권자에게 재판을 고지한 날부터 2주를 넘긴 때에는 하지 못한다"고 규정한다. 가압류는 그 재판이 채권자에게 고지되면 즉시 집행할 수 있음을 전제로 하는 것이다. 따라서 부대체적 작위의무의 이행을 명하는 가처분 결정을 받은 채권자가 간접강제의 방법으로 그 가처분 결정에 대한 집행을 함에 있어서도 가압류에 관한 민사집행법 제292조 제2항의 규정이 준용되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가처분 결정이 채권자에게 고지된 날부터 2주 이내에 간접강제를 신청하여야 함이 원칙이고, 그 집행기간이 지난 후의 간접강제 신청은 부적법하다.
다만 가처분에서 명하는 부대체적 작위의무가 일정기간 계속되는 경우라면, 채무자가 성실하게 그 작위의무를 이행함으로써 강제집행을 신청할 필요 자체가 없는 동안에는 위 집행기간이 진행하지 않고, 채무자의 태도에 비추어 작위의무의 불이행으로 인하여 간접강제가 필요한 것으로 인정되는 때에 그 시점부터 위 2주의 집행기간이 기산된다고 할 것이다.
(2) 채무자에 대하여 단순한 부작위를 명하는 가처분은 그 가처분 재판이 채무자에게 고지됨으로써 효력이 발생하는 것이지만, 채무자가 그 명령위반의 행위를 한 때에 비로소 간접강제의 방법에 의하여 부작위 상태를 실현시킬 필요가 생기는 것이므로 그 때부터 2주 이내에 간접강제를 신청하여야 함이 원칙이다.
다만 채무자가 가처분 재판이 고지되기 전부터 가처분 재판에서 명한 부작위에 위반되는 행위를 계속하고 있는 경우라면, 그 가처분 결정이 채권자에게 고지된 날부터 2주 이내에 간접강제를 신청하여야 하고, 그 집행기간이 지난 후의 간접강제 신청은 부적법하다고 할 것이다.
4. 판결의 의의
(1) 보전처분의 집행기간 및 기산점
보전처분(가압류, 가처분)에 대한 재판의 집행은 채권자에게 재판을 고지한 날부터 2주 이내에 하여야 합니다(민사집행법 제292조 제2항, 제301조 본문). 오랜 시일이 경과함으로써 여러 가지 사정이 변경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언제까지라도 집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보전처분의 임시적, 잠정적 성격에 반하기 때문입니다.
2주의 집행기간은 집행이 가능한 때부터 진행합니다. 즉시 집행이 가능한 보전처분은 채권자에게 그 재판을 고지한 날부터 진행하지만, 가처분 중에는 재판의 고지와 동시에 즉시 집행에 착수할 수 없는 것이 있습니다. 이때에는 집행기간의 기산점을 별도로 살펴보아야 합니다.
(2) 부대체적 작위의무의 이행을 명하는 가처분
부대체적 작위의무의 이행을 명하는 가처분은 ① 의무이행명령 가처분결정-② 가처분결정상의 의무 불이행의 경우 간접강제결정-③ 간접강제결정의 집행(금전집행)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실무에서는 보통 ①, ②가 동시에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처분 결정 시 간접강제 결정이 함께 이루어지는 경우, 간접강제결정에 기초하여 배상금을 현실적으로 집행하는 절차는 간접강제와 독립된 별개의 금전채권에 기초한 집행절차이므로 반드시 가처분결정이 송달된 날로부터 2주 이내에 할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그 집행을 위해서는 당해 간접강제결정의 정본에 집행문을 받아야 합니다(2008. 12. 24.자 2008마1608 결정).
①, ②가 동시에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 간접강제의 방법으로 가처분 결정을 집행하기 위해서는 가처분 결정이 송달되거나 고지된 날로부터 2주 안에 간접강제 신청을 해야 한다는 것이 판례의 태도입니다. 다만 채무자가 성실하게 그 작위의무를 이행함으로써 강제집행을 신청할 필요 자체가 없는 동안에는 위 집행기간이 진행하지 않고, 채무자의 태도에 비추어 작위의무의 불이행으로 인하여 간접강제가 필요한 것으로 인정되는 때에 그 시점부터 위 2주의 집행기간이 기산됩니다(대법원 2001.1.29. 자 99마6107결정, 대법원 2008.12.24. 자 2008마1608 결정). 이번 대법원 판결은 부대체적 작위채무에 관한 가처분 결정에 따른 집행기간에 관한 기존의 판례를 재확인하였습니다.
(3) 부작위를 명하는 가처분
한편 부작위를 명하는 가처분에 대해서도 집행기간을 적용할 것인지에 대하여, 대법원 1982.7.16. 자 82마카50 결정은 "채무자에 대하여 단순한 부작위를 명하는 가처분은 그 가처분 재판이 채무자에게 선고 또는 송달됨으로써 부작위를 명한 가처분의 효력이 발생하고 채무자가 그 명령위반의 행위를 한 때에 비로소 대체집행 또는 간접강제의 방법에 의하여 부작위 상태를 실현시킬 필요가 생기는 것이므로 이러한 가처분에는 집행기간에 관한 규정은 준용되지 않는다"고 판시한 바 있습니다. 위 결정의 해석과 관련하여 부작위를 명하는 가처분에 대한 간접강제 방식의 집행 역시 집행기간의 적용을 받지 않는 것인지에 대하여 하급심 판결은 통일되지 아니한 상태였습니다.
대상 판결에 따르면, ① 집행을 따로 요하지 않는 단순히 부작위를 명하는 가처분의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집행기간의 문제가 생기지 않습니다. ② 채무자가 명령위반행위를 하면 채권자는 그 제거 또는 방지를 구할 수 있으므로, 그 명령위반 행위시로부터 그 제거나 방지를 위한 신청의 집행기간이 개시됩니다. ③ 그런데 채무자가 가처분 재판이 고지되기 전부터 가처분 재판에서 명한 부작위에 위반되는 행위를 계속하고 있는 경우라면, 그 가처분 결정이 채권자에게 고지된 날부터 집행기간이 개시됩니다. 즉 재판의 고지를 받은 날부터 2주 이내에 간접강제를 신청하여야 하고, 그 이후에 있은 간접강제 신청은 부적법하게 됩니다.
대상판결은 부작위를 명하는 가처분의 집행기간의 기산점을 명확하게 하였다는 점에 의의가 있습니다.
5. 다운로드 : 대법원 2010. 12. 30. 선고 2010마985 간접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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