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시아 분쟁해결절차에 대한 개괄적 검토(1)
■ 러시아 분쟁해결절차에 대한 개괄적 검토(3)
3. 중재법원
가. 서언
우리가 국내에서 접하는 뉴스를 보면, 러시아 중재법원은 부패와 무능함이 베어있는 듯이 보입니다. ‘중재법원에서 승소하려면 승소 금액의 10%를 뇌물로 받쳐야 한다’, ‘중재법원의 해결율은 40%에 불과하다’, ‘중재법원은 기한을 준수하지 않는다’ 등 여러 가지 좋지 않은 이야기를 듣곤 합니다.
실제로 러시아 중재법원이 위와 같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관련 법령이 재판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기준이 된다는 점에는 다툼의 여지가 없을 것입니다. 따라서 중재재판의 기본절차를 알아둠으로써 앞으로 있을지 모르는 분쟁에 슬기롭게 대처해 가는 기반을 마련하면 좋겠습니다.
나. 재판의 대상
중재법원의 사물관할은 한정적으로 규정되어 있지 않고 포괄적으로 규정되어 있어 사실상 사업과 관련된 모든 분쟁을 담당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국내 기업이 러시아에 진출했을 때 소송을 하게 된다면, 사물관할이 중재법원이 될 가능성이 거의 전부라고 해도 맞을 듯 합니다. 단 노동분쟁은 관할 범위가 아니라는 점은 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재팬토바코인터내셔널(JTI)’의 러시아 자회사는 2004년 중재법원에 부가가치세 처분이 부당하다는 소를 제기하여 감액 판결을 받았습니다. 러시아 은행 ‘알파은행’은 2005년 중재법원에서 명예훼손을 이유로 한 손해배상 판결을 받았습니다. 러시아 석유회사 ‘유코스’는 2006년 중재법원에서 파산선고를 받았습니다.
다. 소송비용
소송에 필요한 인지대는, 소송가액에 따라 산정기준이 달라지기는 하지만 대략적으로 소가의 5% 정도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그 외에 변호사를 선임하게 되면 변호사 수임료가 들게 됩니다. 변호사 수임료는 상당히 높은 편이어서, 국내 변호사 수임료와 비교해 볼 때 1.5~2.5배 정도를 예상하면 됩니다. 그 외에 증거신청 방법에 따라, 감정료, 증인여비, 통역비 등이 소요될 수 있습니다.
소송비용은 패소 당사자가 부담하는게 원칙이므로, 승소하게 되면 패소 당사자로부터 인지대 및 변호사수임료 등을 회수할 수 있습니다. 다만 변호사 수임료는 전액이 아니라 합리적으로 판단되는 범위 내에서만 패소 당사자로부터 받을 수 있습니다.
라. 소송진행 절차
소송 절차는 국내 재판절차와 매우 유사합니다. 원고가 청구취지, 청구원인 등을 기재한 소장을 접수하면 소송 절차가 개시됩니다. 소송 첫 단계로서 쟁점 및 증거방법을 정리하는 변론준비절차가 진행된 후, 당사자가 변론을 진행하는 변론절차, 법원이 최종판단을 내리는 판결절차 순서로 진행됩니다.
만약 당사자간에 다툼이 없거나 원고의 주장이 논쟁의 여지 없이 명확하거나 소송액수가 크지 않은 사건이라면, 간이심리절차로 진행됩니다. 간이심리절차는 단독판사가 서면과 증거자료만을 가지고 재판을 진행하기 때문에 당사자는 신속하게 판결을 받을 수 있다는 이점이 있습니다.
판결에 대하여 불복하는 당사자는 1개월 이내에 항소를 제기할 수 있습니다. 항소심 판결에 대하여도 불복하는 당사자는 2개월 이내에 상고를 제기하여야 합니다. 위 상소기한을 도과한 후라도 정당한 이유가 있으면 6개월 이내에 상소를 제기할 수 있습니다.
마. 보전 처분
소송을 진행한다 하더라도 당사자가 그 중간에 재산을 모두 처분해 버린다면, 소송을 하는 실익이 없게 됩니다. 이에 대비하여 러시아에서도 보전처분 제도를 두고 있습니다.
보전처분은, 보전처분을 하지 않으면 판결을 집행하기 곤란하거나 불가능한 경우와 신청인에게 손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을 경우에 허용됩니다. 그 형태로는 국내법상 가압류 및 가처분에 해당하는 절차를 모두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보전처분은 중재소송의 모든 단계에서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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