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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 발전소 건설공사를 건설사에 도급한 발주처가 공정회의 주관, 안전작업허가서 승인 등 조치를 하였더라도 ‘건설공사발주자’에 해당한다고 보아 무죄 취지로 원심을 파기한 사례
2026.06.25
[대상판결 : 대법원 2026. 6. 25. 선고 2024도5902 판결]
1. 사안의 개요
발전 공기업인 피고인 1 회사는 2016. 6.경부터 건설본부를 두고 총공사비 약 1조 6,000억 원의 화력발전소 건설공사를 27개사에 분리하여 도급하는 방식으로 시공하도록 하였고, 그중 배연탈황설비 공사를 시공능력순위 23위의 대형 건설사인 피고인 3 회사에 도급하였습니다. 피고인 3 회사는 전기제어공사를 피고인 5 회사에 재도급하였습니다.
피고인 1 회사는 건설본부 산하 담당 부서를 두어 각 시공사들에 대하여 안전작업허가서(SWP)를 승인하고 주간공정회의를 주관하며 부진 공정에 대한 만회대책을 세우게 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였고, 계약에 따라 기자재 점검 및 현장시험에 필요한 전력 등을 공급하여 왔습니다. 그러던 중 2020. 4. 10. 배연탈황설비시설 전기전자제어동 변압기 1차 측(11kV 고압 측)에서 상회전 테스트 중 아크 폭발 사고가 발생하여 피고인 3 회사 소속 근로자 1명이 사망하고 발주처 직원 등 3명이 상해를 입었습니다.
제1심은 피고인 1 회사가 건설공사발주자에 해당한다며 발주처 측(회사, 안전보건총괄책임자인 건설본부장, 담당 차장ㆍ대리)에 무죄를 선고하였습니다. 그러나 원심(대전지방법원 2024. 4. 4. 선고 2022노2555 판결)은 이 사건 공사가 피고인 1 회사의 전력사업 수행에 필수불가결하고 피고인 1 회사가 건설본부를 통해 현장을 실질적으로 지배ㆍ관리하며 수전 업무를 직접 담당하였다는 이유로 피고인 1 회사를 시공을 총괄ㆍ관리하는 도급인으로 보아 유죄로 판단하였습니다. 대법원은 발주처 측에 대한 부분을 파기환송하고, 수급인 측(피고인 3ㆍ5 회사 등)의 상고는 기각하였습니다.
2. 대상 판결의 요지
가. 관련 법리
개정 산업안전보건법은 자신의 사업장에서 작업하는 관계 수급인의 근로자에 대하여 안전ㆍ보건조치의무를 부담하는 도급인의 범위를 대폭 확대하고 그 위반에 대한 형사처벌을 강화하면서도, 건설공사의 특수성을 감안하여 도급인의 범위를 시공을 주도하여 총괄ㆍ관리하는 자에 한정하고 ‘건설공사발주자’를 도급인에서 제외하였음.
1)
건설공사를 도급하는 사업주가 제167조의 형사책임을 부담하는 도급인에 해당하는지는, 해당 건설공사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산업재해 예방과 관련된 유해ㆍ위험요소에 대하여
실질적인 지배ㆍ관리 권한
을 가지고 있었는지를 중심으로, 도급 사업주가 행사한 실질적 영향력의 정도, 해당 공사에 대한 전문성, 시공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규범적인 관점에서 판단하여야 함(대법원 2024. 11. 14. 선고 2023도14674 판결 참조).
나아가 건설공사발주자가 도급인으로서의 법적 책임을 우려한 나머지 수급인의 건설공사에 대한 관여를 주저하거나 포기하면 오히려 산업재해 발생의 위험성을 가중시키는 결과가 되어 산업안전보건법의 입법 목적에 부합하지 않음. 따라서
시공에 필요한 자격증이나 전문인력ㆍ설비를 갖추고 있지 아니하고 공사계약상 유해ㆍ위험요소에 대한 관리 권한이나 의무가 부여되지 아니한 도급 사업주가 도급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점검, 조정 및 확인 등의 조치를 취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시공을 주도하여 총괄ㆍ관리하였다고 보아 쉽사리 도급인에 해당한다고 단정하여서는 안 됨.
나. 구체적 판단 : 건설공사발주자 해당
전문성ㆍ시공능력의 결여
: 피고인 1 회사의 주된 사업은 전력자원의 개발ㆍ판매로, 발전소의 ‘운영’과 ‘건설’은 구분되며 이 사건 건설공사는 완료로써 종료되는 일회성 사업임. 피고인 1 회사는 산업ㆍ환경설비 공사업 등록이나 관련 전문 기술인력ㆍ설비를 갖추지 못한 반면, 피고인 3 회사는 발전소 시설 건설ㆍ플랜트 시공 등을 사업목적으로 하는 상당한 경험과 전문성을 갖춘 대형 건설사임.
계약 구조와 관여의 성격
: 이 사건 계약은 공동수급체가 설계ㆍ자재 구매ㆍ시공을 모두 진행하여 가동 가능한 상태로 인도하는 설치조건부계약으로 현장시험ㆍ검사, 예비점검 및 시운전 의무가 수급인에게 있었고,
피고인 1 회사가 주간공정회의를 주관하고 안전작업허가서(SWP)를 승인하며 부진 공정에 대한 만회대책을 요구
한 것은 다수의 전문 수급업체가 참여하는 대규모 현장에서 작업 동선 간섭ㆍ일정 충돌을 방지하기 위한
발주자 고유의 조정 활동
내지 산업안전보건법 제67조에 따른 발주자 의무 이행의 일환으로 볼 여지가 있으며, 구체적 시공 방법이나 작업 내용에 관한 지시에 이르지 않음.
관리조직의 규모와 역할
: 건설본부는 발주자로서 공정률을 점검하고 공사를 감독하기 위한 조직으로 그 규모도 시공사들의 전체 공사일정ㆍ공정률을 점검하는 수준이며, 이 사건 공사 부분은 사실상 담당 대리 1인이 시공 진행 상황을 점검ㆍ확인하는 정도에 불과하였음.
사고 설비의 관리 영역
: 사고가 발생한 저압차단기반 변압기는 수전시운전지침서상 공급자의 영역으로 기재되어 있고 피고인 1 회사에 인도되기 전이어서
수급인이 관리하는 영역
에 있었으며, 이 사건 사고는 수전 자체가 아니라 수급인이 설치한 설비에 대한 점검 과정에서 발생함. 피고인 1 회사가 시험에 필요한 전력을 공급한 것은 통상적인 협조의 일환에 불과함.
‘위험의 외주화’ 논거의 한계
: 수급인은 자본금 약 1,816억 원의 대형 건설사로 스스로 안전보건조치를 이행할 능력이 충분하므로, 사업주가 고도의 기술력과 비용을 수반하여 전문성 있는 대형 건설사에 시공 및 안전권한을 일임한 도급계약을 가리켜
‘위험의 외주화’로 단정하기도 어려움.
다. 파기의 범위
피고인 1 회사를 도급인으로 보기 어려운 이상, 피고인 1 회사와 안전보건총괄책임자에 대한 산업안전보건법위반죄 및 업무상과실치사상죄가 성립한다고 보기 어렵고, 담당 차장ㆍ대리에 대한 업무상과실치사상 부분도
건설공사발주자에 해당한다는 전제에서
업무상 주의의무가 인정될 수 있는지와 그 내용을 다시 심리할 필요가 있음. 별건 정기검사에 의한 산업안전보건법위반 부분도 도급인 해당을 전제로 판단된 것이므로 별도로 판단할 필요가 있음.
3. 의의 및 시사점
대상판결은 인천항만공사 판결(대법원 2024. 11. 14. 선고 2023도14674 판결)이 제시한 도급인ㆍ건설공사발주자의 구별 기준을 유지하면서, 그 기준을 적용하여
발주처를 건설공사발주자로 판단한 첫 대법원 사례
입니다. 특히 공정회의 주관ㆍSWP 승인ㆍ공정 독려 등 발주자의 통상적 관리 행위가 도급인 인정의 근거로 이용되지 않도록 하는 해석 방향을 제시하였고, 대형 전문 건설사에 대한 도급을 ‘위험의 외주화’로 단정할 수 없다는 점도 명시하였습니다.
대상판결의 판단 과정에서 핵심 요소로 작용한 것은 ① 해당 공사가 발주처의 주된 사업에 속하는지 여부, ② 발주처의 시공 관련 면허ㆍ전문인력 보유 여부, ③ 계약서ㆍ지침서상 책임 영역의 분장, ④ 발주처 관리조직의 규모와 실제 역할, ⑤ 수급인의 전문성ㆍ시공능력ㆍ자력이었습니다. 발주처를 도급인으로 인정한 하급심 사례도 이어지고 있어 사안별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발주 구조를 설계하고 계약서ㆍ지침서를 정비할 때 위 요소들을 미리 반영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전에 사고가 발생하여 대상판결에서는 그 적용이 문제되지 않았으나, 유해ㆍ위험요소에 대한 실질적 지배ㆍ관리 권한을 중심으로 한 판단 구조는 중대재해처벌법상 의무 주체성을 다투는 국면에도 원용될 수 있습니다.
다운로드
:
대법원 2026. 6. 25. 선고 2024도5902 판결
1)
산업안전보건법 제2조(정의)
7.
“
도급인
”
이란 물건의 제조ㆍ건설ㆍ수리 또는 서비스의 제공, 그 밖의 업무를 도급하는 사업주를 말한다. 다만, 건설공사발주자는 제외한다.
10.
“
건설공사발주자
”
란 건설공사를 도급하는 자로서 건설공사의 시공을 주도하여 총괄ㆍ관리하지 아니하는 자를 말한다. 다만, 도급받은 건설공사를 다시 도급하는 자는 제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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