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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 판례
[노동] 배달 플랫폼 라이더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아, 배송대행 업무위탁계약의 해지를 해고로 판단한 사례
2026.07.03
[대상판결 : 서울고등법원 2026. 7. 3. 선고 2024나2037832 판결]
1. 사안의 개요
피고 회사는 ‘F’라는 모바일 배달 플랫폼을 운영하면서 이용자가 가맹점에 음식을 주문하면 그 접수와 배달이 이루어지도록 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이고, 원고는 2021. 5. 21. 피고 회사와 ‘배송대행 업무위탁 계약’을 체결하고 A지점(라이더 약 180명 규모) 소속 라이더로서 배달 업무를 수행한 사람입니다. 원고는 피고 회사의 관계회사로부터 오토바이를 임차하여 사용하였고, 피고 회사는 원고를 구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특수형태근로종사자로 근로복지공단에 신고하였습니다.
피고 회사가 2021. 12. 6. 원고에게 서면통지 없이 위 계약의 해지를 통보하고 배달조끼ㆍ오토바이 등의 반납을 요구하자, 원고는 자신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이므로 위 해지통보는 서면통지의무를 위반한 무효인 해고라고 주장하면서 해고무효 확인 및 임금 지급을 청구하였습니다. 제1심(서울중앙지방법원 2024. 7. 12. 선고 2022가합534381 판결)은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으나, 항소심인 대상판결은 해고가 무효임을 확인함과 함께 미지급 임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하였습니다.
2. 대상 판결의 요지
가. 판단 법리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보다 근로제공관계의 실질이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
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되, 취업규칙 적용ㆍ기본급 유무ㆍ근로소득세 원천징수ㆍ사회보장제도상 취급 등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므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등 참조).
온라인 플랫폼을 매개로 근로를 제공하는 플랫폼 종사자
의 근로자성을 판단할 때에는, 노무제공자와 노무이용자 등이 플랫폼을 통해 연결됨에 따라 직접적ㆍ개별적 근로계약을 맺을 필요성이 적은 사업구조, 일의 배분과 수행 방식 결정에
플랫폼의 알고리즘이나 복수의 사업참여자가 관여하는 노무관리의 특성
을 고려하여 위 요소들을 적정하게 적용하여야 한다(대법원 2024. 7. 25. 선고 2024두32973 판결 참조).
나. 구체적 판단
사업 구조 및 라이더의 지위
: 피고 회사가 라이더와 업무위탁 계약을, 가맹점과 플랫폼 입점 계약을 체결한 것은 각 주체를 연결하기 위한 외형적 장치에 불과하고, 사업의 실질은 이러한 계약 구조를 통하여 ‘상품 배달 서비스’를 구축ㆍ운영하는 데 있음. 라이더는 그 본질인 배달 업무를 수행하는 핵심 인력으로서 이용자ㆍ가맹점과 직접적인 법률관계를 형성하지 않고
오로지 피고 회사가 제공하는 앱을 통해서만
주문을 수락하고 배달을 수행할 수 있는 구조에서 피고 회사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됨.
업무 내용과 보수 기준의 일방적 결정
: 라이더에게 표시되는 주문 목록은 피고 회사가 설정한 사전적 기준에 따라 앱의 알고리즘이 자동으로 구성한 것이고, 관리자용 프로그램에는 특정 주문 내역의 노출 여부를 결정하고 완료된 배차를 직접 취소할 수 있는 기능이 있었으므로, 배달 업무의 기본 단위인 ‘배차’는 피고 회사가 설계한 체계에 의하여 구조적으로 결정됨. 보수인 배달요금을 구성하는 기본 배달료ㆍ할증 배달료ㆍ페널티(배차취소 시 1분당 100원 추가, 최대 1,500원 등)ㆍ수수료의 각 요소도 피고 회사가 설정한 기준과 내부 정책에 따라 결정되었고, 배달요금은 라이더가 직접 수령하는 것이 아니라 피고 회사가 예치한 뒤 수수료ㆍ보험료 등을 공제하여 정산하는 방식이어서, 보수의 종류ㆍ액수ㆍ정산 과정이 실질적으로 피고 회사의 통제하에 있었음.
업무 수행 과정에서의 상당한 지휘ㆍ감독
: 피고 회사의 관리직은 GPS와 연동된 관리자용 프로그램의 ‘지도관제’ 메뉴로 라이더의 실시간 위치ㆍ이동 경로ㆍ배달 건수를 조회하면서 배차 취소를 권고하고 출근을 독려하였고, 팀별 단체 대화방에서 ‘상단부터 순차 배차’, ‘접수된 지 10분 미만인 주문에 대한 배차 금지’ 등 구체적 지시를 반복 전달하였으며, 지침 위반ㆍ비효율적 배차 시 직접 배차를 취소하거나 배차취소 기능을 차단ㆍ허용하는 방식으로 통제하였음. 나아가 조끼ㆍ긴소매 착용, 문신 노출 금지 등 복장ㆍ용모를 규제하며 위반 시 불이익을 예고하였고, 결근이 잦은 라이더에 대하여 보수의 범위를 실질적으로 좌우하는
묶음배달 개수 상한을 하향 조정
하는 제재를 가하는 등, 앱의 알고리즘과 관리직의 지시ㆍ통제ㆍ제재에 의하여 상당한 지휘ㆍ감독이 수반되었음.
근무시간ㆍ장소의 구속
: 배달플랫폼 사업의 특성상 상시 일정 수 이상의 라이더가 접속ㆍ대기하여야 하므로, 피고 회사는 계약 체결 전 근무형태와 휴무일을 포함한 근무시간을 협의하고, 조퇴ㆍ휴가 시 팀장 보고를 요구하였으며, 근무시간 미준수 시 경고ㆍ면담ㆍ묶음배달 상한 하향ㆍ계약 해지 등 불이익 조치를 하는 등 출퇴근 등 복무에 대한
일정 수준의 강제
가 있었음. 고정된 근무장소가 없고 구체적 근무시간이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것은 배달 업무의 특성에 따른 것에 불과함.
사업자성 부정과 보수의 대가성
: 라이더는 영업활동의 질에 따라 건별 수익을 달리할 수 없고 앱을 통하지 않은 독자적 영업이 불가능하며, 경제적 이익의 변동은 독립된 영업활동에서 기인한 사업상 위험이 아닌 피고 회사가 설계한 운영정책의 반사적 결과에 불과함. 필수 작업도구인 앱ㆍ오토바이ㆍ배달상자 등이 피고 회사 측으로부터 제공되고 제3자에 의한 업무 대체가 불가능하며, 건별 보수는 투입 시간ㆍ노력이 균질한 단순ㆍ반복 업무에 대한 정형화된 대가로서 실질적으로
근로의 대가
에 해당함. 근로소득세 미징수, 특수형태근로종사자 취급 등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에 있는 피고 회사의 의사에 따라 임의로 정해진 것임.
플랫폼 노동 종사자의 보호
: 원고가 전형적인 근로자에 비해 상당히 완화된 형태로 노무를 제공한 점은 인정되나, 앱에 접속하여 근무하는 동안 보수를 목적으로 지휘ㆍ감독을 받아 종속적으로 노무를 제공한 이상 근로자로 보아야 하고, 플랫폼 노동에 부합하는 별도 입법이 이루어질 때까지 만연히 근로자성을 부인하기보다
근로기준법 규정의 탄력적인 해석을 통해 근로관계를 실질에 맞게 규율하는 것이 바람직
함.
다. 해고의 효력과 임금의 산정
이 사건 해지통보는 원고의 의사에 반하여 근로관계를 종료시킨 해고에 해당함. 피고 회사가 근로계약 종료의 사유와 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였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근로기준법 제27조를 위반한 절차상 하자가 있어 무효임.
부당해고 기간의 임금은, 소정근로시간 약정이 없는 점, 라이더는 근로기간이 짧고 성수기ㆍ계절적 요인에 따라 수입 변동성이 있어 해고 직전 3개월 수입이 통상적인 수입 수준을 대표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은 점 등을 고려하여, 평균임금 법리에 따른 ‘직전 3개월’이 아니라
전체 근로기간을 기준으로 산정한 월별 평균 수입
을 월별 임금액으로 삼음.
3. 의의 및 시사점
대상판결은
배달 플랫폼 라이더의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성을 인정한 최초의 법원 판결
입니다. 플랫폼 종사자 판단 법리(대법원 2024. 7. 25. 선고 2024두32973 판결)를 배달 플랫폼에 적용하면서, 앱 알고리즘에 의한 배차 구조, GPS 관제, 단체 대화방을 통한 지시, 묶음배달 상한 조정 등 전산적 통제 수단을 사용종속성의 핵심 징표로 평가하였고, 건별 수수료 방식의 보수도 실질적인 근로의 대가로 보았다는 점에 의의가 있습니다.
대상판결은 원고가 일한 구체적 방식, 지점을 통한 관리 구조와 통제의 정도를 종합한 판단이므로 모든 라이더에게 일반화되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배달대행 플랫폼 구조에서 유사한 근로자성 분쟁이 이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부당해고 기간 임금을 전체 근로기간 기준의 월평균 수입으로 산정한 부분도 실무상 주목할 지점입니다. 상고심의 판단을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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