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법률클리닉]-매일경제 2002. 1. 17. 영화의 첫 화면 또는 마지막 화면에 나오는 영화 제작에 관여한 사람들에 대한 자막 표시를 크레디트(credit)라고 한다. 영화제작에 관여한 사람들에게 크레디트는 명예이기도 하지만 경력으로 작용하기도 하며 이에 따른 경제적 이득도 막대하다. 따라서 크레디트에 관한 이해관계는 아주 첨예하다. 캐리 그란트와 소피아 로렌은 주연배우 크레디트 위치를 놓고 다투다 결국 나란히 쓰는 것으로 합의했던 적이 있을 정도다. 요즘에는 제작투자를 한 투자자나 배급자 등에도 크레디트가 부여되는데 크레디트의 핵심은 영화라는 저작물 탄생에 관여한 작가, 감독, 배우, 스태프들이다. 영화 제작에 관여하는 사람이라면 크레디트에 관한 내용을 계약서를 작성할 때 잊지 말고 꼼꼼히 검토해야 한다. 미리 크레디트에 대해 명확히 해놓지 않으면 영화를 완성해 놓고도 분쟁에 휘말려 영화상영을 못할수도 있다. 이를 막기 위해 계약에서 누구에게 어떤 크에디트를 줄 것인지와 크레디트 위치, 크기, 비디오, OST 출시때 크레디트 등에 대해 분쟁소지가 없도록 규정해 놓는 것이 좋다. 한편 누구에게 크레디트를 부여할 것인지, 어떤 형식과 내용의 크레디트를 부여할 것이지에 대해서는 미리 정해진 규칙이 없다. 다만 크레디트는 저작권자와 인접 저작권자(실연자)들의 성명을 표시하는 기능도 수행하므로 원칙적으로 저작권법에서 정하고 있는 저작권자의 성명표시 의무를 이행하는 한 방법으로 공동 저작권자들에게 크레디트가 부여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영화제작에 참여한 모든이의 이름을 올릴 수는 없기 때문에 저작권자라고 해서 모두 크레디트에 이름을 올릴 권리가 인정되지는 않는데 그 적절한 범위가 어디까지인지가 불분명하므로 이것이 분쟁소지가 된다. 최승수 변호사(법무법인 지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