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ㆍ재건축 분야 환경소송 맡다가 당선 후 사임 ‘서울시장을 낳은 산실’. 2004년 5월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자가 법무법인 지성 공동대표변호사로 들어오기 전까지 지성은 12명의 변호사가 일하던 미니 법무법인에 불과했다. 불과 2년 사이에 지성은 3배 정도 사업규모를 확장했다. 강성 대표변호사는 “매출이 3∼4배 늘었다”고 말했다. 지성은 25명의 변호사가 일하는 법무법인으로 발전했다. 2004년에는 40여억 원, 2005년에는 60여억 원의 수임료 수입을 올렸다. 지성회계법인, 베리타스국제특허법률사무소, 지성법무사사무소라는 별도법인이 함께 하면서 변호사·회계사·변리사·법무사가 ‘원스톱서비스’를 제공하는 종합법률서비스업체로 발전했다. 2003년 3월에 설립, 6명의 변호사로 시작한 지성의 획기적인 전환점은 오 당선자의 영입에서 이뤄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 당선자는 지성의 초기 멤버와도 아무런 인연이 없었다. 설립 대표변호사인 강성 변호사는 2004년 초 오 당선자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자 오 당선자 영입을 추진했다. 강성ㆍ주완ㆍ오세훈 등 지분 참여 오 당선자와 일면식도 없던 강 변호사는 무작정 국회의원 사무실에 연락했다. 정작 접촉은 강 변호사가 김&장 법률사무소에 있던 시절 함께 근무했던 조윤선 변호사의 주선으로 이뤄졌다. 2002년 대선 당시 한나라당 이회창 전 후보의 대변인이던 조 변호사는 선대위 후보비서실 부실장이던 오 당선자와 함께 일했다. 강 변호사는 오 당선자를 세 차례 만나 ‘작은 법무법인이지만 서로 뜻을 모아 함께 일을 했으면 한다’고 설득했다. ‘삼고초려’ 끝에 오 당선자의 마음이 움직였다. 오 당선자가 중국에 유학할 경우 지원하며, 중국사무소를 개설하자는 등의 의견 접근이 이뤄졌다. 강 변호사는 “몇 군데에서도 오 당선자를 영입하려고 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오 당선자의 영입 직후 법무법인에서는 바로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노동계에서 이름이 널리 알려진 주완 변호사가 선뜻 합류하기로 한 것. 주 변호사의 부인은 오 당선자의 부인인 송현옥 세종대 교수와 어릴 적 '동네친구’로 친분이 있는 사이다. 강성ㆍ주완ㆍ오세훈 대표변호사와 우승원 파트너 변호사가 각각 동등한 지분으로 참여해 지성의 면모가 갖춰졌다. 오 당선자 역시 다른 대표변호사의 출자금액과 동일한 금액을 출자했다는 것이 지성측의 설명이다. 2005년 김창희 변호사가 운영하던 법무법인이 합병되면서 김 변호사가 오 당선자와 짝을 이뤘다. 부동산, 재건축 특히 일조권·조망권 등 건축 관련 환경소송 분야를 맡게 된 것. 오 당선자는 1994년 한 대기업을 상대로 아파트 일조권 소송을 맡아 이름을 알린 바 있으며, 김 변호사는 2004년 진달래아파트 조망권 분쟁에서 조망권 분쟁 사상 최대금액인 108억 원의 조정을 이끌어낸 것으로 유명하다. 두 변호사를 주축으로 관련 변호사 5명이 부동산·재건축 분야를 맡았다. 강성 대표변호사는 기업자문, M&A, 지적재산권, SOC분야(관련 변호사 6명)를 맡고, 우승원 파트너 변호사는 금융분야(관련 변호사 6명), 주완 대표변호사는 노동분야(관련 변호사 6명)를 맡고 있다. 현재 대표·파트너 변호사 외에 송기방 고문변호사와 최현희ㆍ김대희ㆍ배대준ㆍ강원일ㆍ김지연ㆍ이승현ㆍ양석표ㆍ손한규ㆍ이수철ㆍ우상윤ㆍ이승재ㆍ권용숙ㆍ송현석ㆍ구동균ㆍ남수진ㆍ신상모ㆍ노충욱 변호사가 일하고 있다. 최근까지 2000만 원 급여 받아 오 당선자는 시장에 당선된 직후 지성의 대표변호사직을 사임했다. 한나라당 경선에 참여할 때 오 당선자는 법무법인측에 대표변호사 직책을 그대로 뒀으면 하는 의향을 밝혔다고 한다. 강 변호사는 “그때 한나라당 경선에서 후보로 당선되지 못할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법무법인에서는 사임절차를 밟고 있다. 대표·파트너 변호사가 공동으로 가진 지분조정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는 것이 강 변호사의 설명이다. 지성에서 근무하면서 오 당선자는 매월 1000만 원의 보수를 받았다. 2000만 원의 보수 중 1000만 원은 회사 투자 형식이고, 1000만 원만 받았다는 것. 1년 뒤인 지난해 5월부터 매월 2000만 원의 급여를 받았다. 강 변호사는 오 당선자의 역할에 대해 “오 당선자가 내성적인 스타일이라 법무법인의 마케팅에 크게 신경을 쓴 것은 아니었고 실무 쪽에도 별로 관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몇 차례 고객과 상담을 하더니 강 변호사에게 ‘국회의원 몇 년 했더니 실무 쪽을 잘 모르겠다’며 양해를 구했다고 한다. 강 변호사는 “오 당선자로 인해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밖에서 마케팅하기에 좋았다"며 "지성에는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한 번은 환경단체로부터 비난의 화살을 받던 한 기업체에서 법무법인 지성에 도움을 요청했다. 환경단체와 인연이 깊은 오 당선자에게 넌지시 그 기업체의 이야기를 꺼냈다고 한다. 강 변호사는 “당시 오 당선자가 ‘기업체가 환경단체로부터 비난을 받으면 그만한 일을 했을 것’이라며 일언지하에 거절했다”고 말했다. 강 변호사는 “그때는 참 냉정하구나라는 생각도 했다”고 말했다. 오 당선자의 서울시장 출마로 지성은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지만 민주노동당 등에서 노동 관련 사건의 수임문제를 제기하는 등 서울시장 선거과정에서 두세 차례 구설수에 올랐다. “외제차 의혹보도 신문사 고소하겠다"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자가 타고 다니는 차로 의혹이 불거졌던 ㄱ변호사의 BMW 승용차. 차 앞면에 ㄱ변호사의 아파트 주차출입증이 부착돼 있다. 법무법인 지성과 관련해 오 당선자를 괴롭힌 것은 외제차 논란. ‘환경운동을 펼친 오 당선자가 국회의원을 그만둔 후 외제차인 BMW를 타고 다닌다'는 것이 의혹의 출발점이다. 선거과정 중 모 인터넷 언론사에서는 ‘부인이 BMW를 타고 다닌다’, 한 타블로이드 신문에서는 ‘외제 마니아인 오 후보 자신이 BMW를 구입해 타고 다녔다’고 보도했다. 오 당선자측은 BMW 이용을 강력하게 부인했다. 법무법인 지성에서 제공하는 차량인 에쿠스만 이용했다는 것이다. 인터넷 언론의 경우 정정기사를 실었다. 부인인 송현옥 세종대 교수는 2004년 폭스바겐 뉴비틀을 구입해 타고 다니다 현재는 SM5로 바꿔 타고 있다. 의혹은 오 후보의 BMW 이용으로 좁혀졌다. 오 당선자측은 잘못된 보도에 대해 타블로이드 신문에 고소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취재결과 의혹의 외제차는 지성에 근무하는 ㄱ변호사의 차량으로 밝혀졌다. 지성의 변호사 중 유일하게 ㄱ변호사가 BMW를 이용하고 있다. ㄱ변호사는 2004년 2월 중고 BMW530i를 구입했다. 공교롭게도 오 당선자가 국회의원을 그만두던 시기와 비슷하게 된 것. 자동차등록증을 확인한 결과 ㄴ캐피털회사(리스사) 명의로 차량을 등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이 차량을 누가 이용했는가 여부. BMW 차량에는 ㄱ변호사가 살고 있는 아파트의 주차출입증이 부착돼 있다. 자동차 리스 계약서에도 연대보증인이 사용자인 ㄱ변호사와 지성의 공동대표인 강성 변호사 이름으로 돼 있다. ㄱ변호사에게 중고 외제차를 판매한 코오롱모터스 ㄷ씨는 “그 전부터 알고 있던 ㄱ변호사에게 2004년 중고 외제차를 팔았다”고 말했다. ㄱ변호사는 “오 당선자와 함께 어디를 갈 때에도 자신의 차를 탄 적이 없고 오 당선자의 에쿠스 차량을 이용했는데 왜 이런 의혹이 제기됐는지 모르겠다”고 갸우뚱했다. 오 당선자는 운전이 서툴러 몇 차례 접촉사고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운전을 거의 하지 않았다. 집에서는 부인인 송현옥 교수가, 직장인 지성에서는 국회의원 시절의 기사가 운전했다. <윤호우 기자 hou@kyunghyang.com> [관련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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