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판결: 대법원 2024. 12. 24. 선고 2023다205487 판결]
대법원은 안과의원을 운영하는 의사인 피고가 다초점 인공수정체 삽입술 백내장 수술 관련 비급여 진료행위의 항목별 비용을 보험금 청구에 유리하도록 변경ㆍ조정한 것이 실손의료보험 보험사인 원고에 대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본 원심을 파기하여 환송했습니다.
백내장은 수정체의 혼탁으로 인해 사물이 뿌옇게 보이게 되는 질환으로, 백내장 수술은 인공수정체를 삽입하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그런데 백내장 수술 사용되는 인공수정체에 급여항목인 단초점렌즈 대신 고가의 비급여항목인 다초점렌즈 사용이 증가하고 실손의료보험 보험금 청구와 관련하여 논란이 계속되자, 금융감독원은 실손의료보험 표준약관 개정을 통해 2016. 1. 이후 계약부터 다초점 인공수정체 비용을 실손의료보험 보장대상에서 제외되도록 하였습니다.
그러자 많은 안과의원들에서는 면책 대상이 된 다초점렌즈 비용을 하향 조정하는 대신 비급여 검사비를 대폭 상향하는 방식으로 진료비용을 임의로 변경ㆍ조정하기 시작했고, 이 사건에서도 안과의원을 운영하는 의사인 피고는 2016년 표준약관 개정 후로 실손의료보험 보험금 지급 대상이 되는 검사비 금액은 기존보다 크게 높이고, 면책사항인 다초점 인공수정체 비용은 기존보다 크게 낮추는 내용으로 비급여 진료비 내역을 변경하였습니다.
원심은 피고가 피보험자들로 하여금 백내장 수술로 발생한 전체 비용 중 상당 부분을 실손의료보험으로 보전받도록 하기 위한 목적에서 실손의료보험 대상이 아닌 다초점 인공수정체 비용을 공급가보다도 적게 받는 대신, 실손의료보험 대상인 검사 비용을 비정상적으로 부풀렸다고 인정하고, 이는 위 검사 비용에 관한 당사자들의 합의의 효력 유무에 상관없이 보험회사인 원고에 대한 관계에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판단했습니다. 건강보험 적용대상에서 제외되는 비급여 진료비용인 검사비용은 의료기관이 환자와의 합의에 따라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지만, 그러한 합의는 당사자인 의료기관과 환자 사이에서 정당성을 가질 뿐 당사자를 넘어 제3자, 특히 그러한 합의에 따라 지급된 검사비용을 보험금으로 지급하는 보험회사에 대한 관계에서 본다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비용을 초과하는 부분은 정당성을 인정받을 수 없다는 취지였습니다. 원심은 피고와 피보험자들 간의 계약을 당사자들 간의 자율에만 맡겨두는 경우, 의료기관의 과다한 검사비용 책정을 현실적이고 효과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방법이 없게 되고, 이는 보험회사의 재정상황을 악화시키며, 결국에는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져 다수의 보험계약자들에게 피해를 입히고, 보험이 갖는 사회적 기능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는 점에서도 위와 같은 결론이 정당하다고 판시했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국민건강보험을 규율하는 법령은 원칙적으로 모든 진료행위를 요양급여 대상으로 삼고, 요양급여의 구체적인 적용기준과 방법은 「국민건강보험 요양급여의 기준에 관한 규칙」(이하 ‘요양급여기준규칙’)과 보건복지부장관의 고시에 의하도록 하면서, 요양급여기준규칙 제9조 제1항 [별표 2]에 규정된 이른바 법정 비급여 진료행위는 이를 건강보험 적용대상에서 제외하여 그 부분에 한하여 비용 부담을 요양기관과 가입자 등 사이의 사적 자치에 맡기고 있으므로, 설령 피고가 원고의 주장처럼 2016년 표준약관의 변경 내용을 염두에 두고 비급여 진료비 항목별 금액을 변경ㆍ조정한 것이라 하더라도, 피고가 그와 같이 정한 비급여 진료비 내역을 의원에 내원한 환자들에게 일관되게 적용하였고, 실제로 그에 해당하는 진료행위를 한 후 진료비를 청구하였으며, 환자인 피보험자들이 피고에게 납부한 진료비 내역대로 원고에게 보험금을 청구한 이상, 피고와 피보험자들이 원고에게 사실과 다른 내용의 보험금을 청구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또한 의료기관이 비급여 진료행위의 항목별 비용을 정할 때 그 비용의 일부를 최종적으로 부담하게 될 실손의료보험 보험자의 손익을 고려하여 금액을 정할 계약상 의무를 부담하고 있다고 볼 만한 법률관계가 없고, 달리 그에 관한 법률상 의무를 부담하고 있다고 볼 사정도 없다고 판시하며, 피고와 피보험자들의 위와 같은 행위가 공동불법행위 요건으로서 위법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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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24. 12. 24. 선고 2023다205487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