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판결: 대법원 2026. 2. 26. 선고 2025다216948 판결]
1. 사안의 개요
원고들은 피고 지역주택조합과 조합가입계약을 체결하면서, ‘조합설립인가를 받지 못할 경우 분담금 전액을 환불한다’는 내용의 환불보장 약정과 ‘추가 분담금이 없는 확정분양가 세대임을 확약’하는 내용의 확정분담금 약정이 포함된 안심보장증서를 교부받았습니다.
이후 피고 조합은 2017년 4월 17일 조합설립인가를, 2022년 10월 31일 사업계획승인을 받았습니다. 원고들은 위 환불보장 약정과 확정분담금 약정이 총회 결의 없이 이루어진 총유물의 처분행위로서 무효이고, 이와 일체를 이루는 조합가입계약 역시 무효라고 주장하며 납입한 분담금의 반환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이에 피고 조합은 원고들의 주장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한다고 다퉜습니다.
2. 쟁점
대상판결의 쟁점은 ① 지역주택조합이 총회 결의 없이 조합원과 체결한 환불보장 약정 및 확정분담금 약정의 효력이 인정되는지, ②만약 위 약정들이 무효일 경우, 이를 이유로 조합원이 조합가입계약 전체의 무효를 주장하며 분담금 반환을 청구하는 것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지 여부에 있었습니다.
3. 원심의 판단
원심은, 환불보장 약정과 확정분담금 약정이 총회 결의 없이 이루어진 총유물 처분행위이므로 무효이고, 그와 일체로 체결된 조합가입계약 역시 무효라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피고 조합의 신의칙 위반 항변에 대하여, ① 원고들이 약정의 무효를 알고도 조합가입계약을 유지하겠다는 신뢰를 부여할 만한 선행행위를 하지 않았고, 확정분담금 약정이 없었다면 조합가입계약을 체결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가정적 의사를 인정할 수 있는 점, ② 사업이 상당 기간 지연된 상황에서 조합원에게 중요한 계약 내용인 확정분담금 약정의 무효를 주장하는 것이 권리남용으로 보기 어려운 점 등을 들어 원고들이 조합가입계약의 무효를 주장하는 것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습니다.
4.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환불보장 약정 및 확정분담금 약정이 총회 결의 없이 이루어져 무효라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이를 이유로 조합가입계약 전체의 무효를 주장하며 분담금 반환을 구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배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하여 허용될 수 없다고 판단하며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하였습니다
1) 지역주택조합 가입계약의 목적과 취지
대법원은 지역주택조합 가입계약의 궁극적 목적은 ‘신축 아파트 소유권 취득’에 있고, 환불보장 약정은 사업 실패 시의 손해를 최소화하려는 취지이며, 확정분담금 약정은 분담금 증액 없이 아파트를 공급받으려는 취지이며, 분담금 반환을 목적으로 하는 것은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2) 환불보장 약정 목적의 달성 및 사업의 정상적 진행
대법원은 이 사건 환불보장 약정의 주된 목적은 조합으로 하여금 조속히 조합설립인가를 받게 하여 이후 후속 절차가 원활히 이루어지도록 하는 것인데, 피고 조합이 2017년 4월 17일 조합설립인가를 받음으로써 환불 조건은 성취되지 않은 것으로 확정되었고, 약정의 목적이 달성되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또한 주택건설사업이 절차대로 추진되고 있어 원고들은 신축 아파트의 소유권 취득이라는 당초의 목적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므로, 원고들이 목적 달성을 포기하면서 분담금을 회수해야 할 이익이 크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3) 조합의 신뢰 보호 필요성
대법원은 원고들이 조합설립인가 후 상당 기간 약정의 무효를 주장하지 않았고, 상당한 액수의 분담금을 추가로 납부하기까지 한 바, 피고 조합은 원고들이 계약을 유지할 것이라 신뢰하고 이를 바탕으로 사업계획승인 등 후속 절차를 진행해왔으므로, 이러한 조합의 신뢰는 보호할 필요가 있다고 보았습니다
4) 조합 및 다른 조합원에게 미치는 영향
대법원은, 만약 원고들의 주장대로 분담금을 반환하게 되면, 조합의 재정적 위기를 초래하여 총 1,659세대에 달하는 주택건설사업의 실패 가능성을 키우고, 그 피해는 다른 조합원들에게 전가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특히 원고들은 사업계획승인일로부터 약 1년 7개월이 지나서야 소를 제기하였는데, 이때는 이미 조합이 신규 조합원을 모집할 수 없는 시점이어서 대체 자금 마련의 기회마저 상실한 상태였으므로, 나머지 조합원들에게 모든 손해를 부담시키는 부당한 결과를 초래하므로, 원고들의 주장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어긋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하여 허용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5. 시사점
대상판결은, 지역주택조합 가입계약상 환불보장 또는 확정분담금 약정이 무효라 하더라도, 조합원이 언제나 이를 근거로 계약의 무효를 주장하고 분담금을 반환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님을 명확히 했습니다. 특히 조합설립인가 등 사업의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해소되고 사업이 안정적으로 진행되는 단계에 이르렀다면, 약정의 무효를 이유로 조합가입계약이 무효라고 주장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따라 제한될 수 있음을 명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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