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연예인의 이름을 딴 한글도메인, 유명 회사의 이름이나 상표로 된 키워드의 선점행위, 유명한 드라마의 이름을 딴 상품 판매행위 등이 2002년 7월의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를 위한 법률(이하 부정경쟁방지법)' 개정으로 훨씬 더 넓게 규제되게 되었다. 2002년 7월부터 시행되고 있는 '부정경쟁방지법' 개정법은 '손상행위 금지조항' 을 부정경쟁행위의 하나로 신설 규정해, 유명상표에 대한 보호를 강화하고 있다.
그 동안 상표법과 부정경쟁방지법에서는 상표나 영업표지를 유사영역의 범위에서만 보호해 왔었다. 그래서 그 동안은 예를 들어 누군가가 'OB'라는 상표를 'OB'의 상표권자가 상표로 등록하여 사용하고 있는 '주류 상품'이 아닌 '의류 상품'에 사용하는 경우에는 소비자에게 혼동을 일으키지 않는다고 보아 왔고, 따라서 이를 막을 수도 없었다.
하지만 이 법의 개정으로 인해 이제 유명상표의 경우는 즉, 어떤 상표나 영업표지가 국내의 거래자나 수요자들 사이에 널리 알려져 있는 상표인 경우에는 혼동 위험이 없는 비유사 상품에 유명상표를 사용하더라도 유명상표의 식별력이나 명성이 손상된다면 부정경쟁행위에 해당된다.
여기에서 유명상표 명성을 손상시킨다는 것은 상표가 품질이 조잡한 제품과 연관해 사용되거나, 비도덕적이거나 불건전하거나 좋지 않은 느낌과 연관돼 사용되는 경우처럼 저명상표 상품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는 경우를 말한다. 예를 들어 유명상표인 '하이트'를 품질이 좋지 않은 조잡한 약품의 상표로 사용한다든가, 아니면 포르노나 성인물을 서비스하는 업체의 이름으로 사용하는 경우 등이 그 예에 해당한다. 이러한 경우 종래에는 두 상품이나 서비스 사이에 유사성이 없으면 부정 경쟁행위로 보지 않았다.
한편 유명상표의 식별력을 손상시킨다는 것은 유명상표의 식별력에 무임승차하여 이익을 얻으려는 행위로 인하여 상표의 브랜드 가치가 저해되는 것을 말한다. 한편 비상업적으로 사용하거나 뉴스보도, 공정한 상거래 관행에 상반되지 않는 범위안에서 유명상표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이를 손상행위로 보지 않는 예외조항도 두고 있다. 예를 들어 유명상표에 대해 정당한 범위 내에서 안티사이트를 만들거나 비판을 하는 경우에는 손상행위가 아니라고 보는 것이다.
이 규정은 널리 알려진 상표라면 등록되지 않은 상표에도 적용된다. 그리고 예를 들어 유명 연예인의 이름을 불건전한 곳에 사용한다거나, 예를 들어 '대장금'이라는 명칭을 저질의 상품이나 성인물에 사용하는 경우에도 적용된다. 즉, 널리 알려진 유명인의 이름, 유명한 도메인 이름, 널리 알려진 영화 이름이나 드라마 이름, 책 제목 등에도 적용될 수 있다. 특히 최근 서비스를 시작한 한글 도메인이나 한글 인터넷 주소, 키워드 서비스나 키워드 광고서비스 등에서 널리 알려진 상표나 이름 등의 식별력을 손상시키거나, 명성을 손상시키는 행위가 많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러한 경우에는 개정된 부정경쟁방지법의 조항이 큰 힘을 발휘할 것이다.
다만 이 규정에 의하여 보호되는 표지가 국내에 주지된 표지이면 족한지, 주지된 것만으로 부족하고 저명성을 얻은 표지일 것을 요구하는지에 대하여는 논란이 일고 있다. 서울고등법원의 판례 중에는 저명표지여야 한다고 판시한 것이 있는데, 대법원의 해석을 기다리고 있다.
이은우 변호사(법무법인 지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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