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법인[유] 지평 || <청음지> 소액재판과 지급명령

법률정보|칼럼

<청음지> 소액재판과 지급명령

2001.12.13

【청음지】- 2001년 겨울호 
 
Q) 박씨는 이웃에 사는 최씨에게 천만원을 빌려주었다. 그런데 최씨는 갚기로 약속한 날이 훨씬 지났음에도 여러 가지 핑계를 대면서 빌려준 돈을 갚지 않고 있다. 박씨는 돈을 빌려줄 때 계약서를 쓰거나 차용증을 받지는 않았다. 다만 온라인으로 돈을 송금하였던 은행영수증은 보관하고 있다. 박씨는 소송을 하려고 하는데 어떻게 하여야 하는가? 
 
A) 소액사건 재판절차 
 
2,000만원을 초과하지 않는 돈의 지급을 청구하는 사건은 소액사건 재판절차에 의하여 진행된다. 소액사건의 경우 법원은 신속한 처리를 위해 소장이 접수되는 즉시 변론기일을 지정하여 원고에게 소환장을 교부하고, 되도록 1회의 변론기일로 심리를 마치며 즉시 판결을 선고한다. 따라서 충분한 증거를 제출하면 한 번 정도 법원에 출석하여 판결을 선고받을 수 있다. 
 
최근에는 소액사건의 소송이 제기된 때에 법원이 결정으로 피고에게 청구취지대로 이행할 것을 권고할 수 있고, 이에 대해 피고가 이행권고결정을 송달받은 후 14일 이내에 이의신청을 하지 않으면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을 부여하며, 원고는 집행문을 부여받지 않고도 이행권고결정정본으로 강제집행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따라서 법원이 이행권고결정을 하는 경우에는 즉시 변론기일을 지정하지 않고, 일단 피고에게 이행권고결정등본을 송달한 후 이의가 있을 경우에만 변론기일을 즉시 지정하여 재판을 진행하게 된다. 
 
소액사건의 소송의 제기하려면 법원의 민원실에 가서 소액사건 소장의 양식에 따라 내용을 기재하고 법원에 접수를 시키면 된다. 박씨는 양식에서 청구금액의 원금에 천만원을 적고 이자의 약정이 있었다면 가산금의 난에 이율과 기간을 적으면 된다. 청구원인의 난에서는 대여자, 차용자, 대여기간, 변제기 등을 적고, 보충하고 싶은 내용이 있으면 그 밑에 자세히 적으면 된다. 그리고 소액사건심판절차에서는 소송당사자의 배우자, 직계친족, 형제자매, 호주는 법원의 허가 없이도 소송대리인이 될 수 있으므로, 배우자 등이 법원에 대신 출석하는 것도 가능하다. 다만, 이 경우 당사자는 신분관계를 증명할 수 있는 호적등본 또는 주민등록등본과 소송위임장을 법원에 제출하여야 한다. 
 
지급명령절차(독촉절차) 
 
박씨는 지급명령절차(독촉절차)를 이용할 수도 있다. 지급명령절차는 법원이 분쟁당사자를 심문함이 없이(재판을 열지 않고) 지급명령을 신청한 채권자가 제출한 서류만을 심사하고 지급명령을 발령하므로 채권자는 통상의 소송절차처럼 법원의 법정에 출석할 필요가 없다. 따라서 법정에 출석하는 데에 따른 시간과 노력을 절약할 수 있다. 
 
지급명령에 대하여 채무자가 이의신청을 하면 통상의 소송절차로 이행되지만, 만일 채무자가 이의신청을 하지 아니하여 지급명령이 확정되면 채권자는 확정된 지급명령에 기하여 강제집행을 신청하여 신속하게 자신의 채권을 만족 받을 수 있으므로 신속한 분쟁 해결이 가능하다. 
 
독촉절차는 한 마디로 말해서 채권자가 법정에 나오지 않고서도 신속하고 적은 소송비용으로 민사분쟁을 해결할 수 있다는데 그 장점이 있지만, 상대방이 지급명령에 대하여 이의신청을 하면 결국은 통상의 소송절차로 옮겨지는 잠정적 분쟁해결절차라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돈을 빌린 사람이 빌린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여러 가지 핑계를 대면서 차일피일 빌린 돈을 갚지 않으려고 하는 경우에 이 절차를 이용하면 신속하고 경제적인 분쟁해결을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상대방이 돈을 빌린 기억이 없다든지 이미 갚았다고 말하고 있어 지급명령신청을 하더라도 채무자가 이의신청을 하여 소송절차로 이행될 가능성이 높은 경우에는 독촉절차를 이용하기보다는 직접 소송을 제기하는 편이 더 바람직하다. 
 
한편, 독촉철차의 대상이 될 수 있는 청구는 일정한 액의 금전, 유가증권의 지급을 목적으로 하는 청구에만 한정되고, 건물명도ㆍ토지인도, 소유권이전등기 청구 등에서는 이용할 수 없다. 또한 현재 변제기가 도래하여 즉시 그 지급을 청구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계약서가 없는데도 소송에서 이길 수 있을까? 
 
돈을 빌려줄 때에는 금전소비대차계약서를 작성하거나 최소한 차용증을 받아두는 것이 필요하다. 나중에 분쟁이 생기면 채권자가 돈을 빌려준 사실을 증명하여야 하는데 이러한 자료가 없으면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채권자가 채무자에게 은행을 통해서 돈을 입금하였다면 은행영수증을 가지고 돈을 빌려주었다는 사실을 증명할 수 있다. 
 
법무법인 지평(임성택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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