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적으로 기능하는 온전한 금융시장이 존재하지 않아 그런 것이기도 하겠지만, 전세계적 경제, 금융위기에도 불구하고 캄보디아에서는 부동산개발을 필두로 하는 개발 붐의 기세가 아직까지 꺾이지 않은 것처럼 보입니다. 물론 한국의 경우 국내 금융기관의 해외부동산투자 동결로 인하여 잠시 주춤하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투자기업의 대부분은 캄보디아 시장의 잠재성, 캄보디아 정부의 외국인 투자자에 대한 우호적인 태도, 외국환거래 및 부동산개발에 대한 규제법률 부존재 등과 같은 이점 때문에 대단히 매력적인 캄보디아에서의 사업을 쉽게 포기하기보다는 현재의 경제위기가 조금 누그러질 때까지 기다려 보자는 것이 대체적인 분위기입니다. 한편, 주목할 만한 것은 그 동안 부동산개발에 대한 규제가 전무하던 캄보디아에서 중국계 부동산개발업체의 수분양자에 대한 분양대금 사기행각을 계기로 캄보디아 재정경제부가 작년 7월 30일자로 주택개발규제에 관한 재정경제부령(공식명칭 : Prakas No.548 on Housing Development; 이하 “재경부령안”)을 공포하여 이를 시행하고자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에 대해 현지 부동산개발업체 및 건설업체는 그 목적의 정당성을 인정하면서도 캄보디아 정부의 규제능력 부재, 캄보디아 공무원에 대한 불신으로 상당히 우려를 표시하고 있습니다. 재경부령안의 골자는 ① 부동산개발 면허취득 및 갱신제도, ② 분양광고시 사전인가제도, ③ 표준분양계약서 사용강제제도, ④ 예치금제도(개발자금의 2%), ⑤ 부동산개발계좌 개설 및 자금인출 사전승인제도, ⑥ 외부감사 및 사업보고제도(3개월 단위), ⑦ 원칙적인 후분양 제도인데, 이 중 부동산개발업체들이 가장 우려하는 규제내용은 캄보디아 정부가 개발자금을 직접 통제하게 되는 예치금제도 및 부동산개발계좌 개설 및 자금인출 사전승인제도입니다. 다행히 재경부령안의 폐해를 우려한 한국계 부동산개발업체들이 한국대사관의 도움으로 발빠르게 대응하여 위 재경부령안의 시행은 당분간 보류된 상황이며, 재경부는 예치금을 현금대신 은행보증으로 대체 가능하게 하고, 자금인출을 정부가 직접 통제하는 것을 포기하고 Independent Engineering Company를 통한 간접통제방식으로 규제를 완화하기로 하는 수정안을 내놓기는 하였습니다. 다만, 재경부는 여전히 Private Sector에서 2009년 6월말까지 재경부령안에 대한 최종적인 의견을 제출하도록 하는 등 그 시행 의지를 강력하게 표출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재경부령안에 대해 캄보디아 현지에서는 그 의도의 순수성을 의심하는 의견도 많습니다. 하지만 그것의 현실적인 필요성 여부와 관계없이 대부분의 법규정이 외국정부 및 외국기관의 원조에 의하여 제정되는 것과 달리 재경부령안은 캄보디아 정부가 사회에서 발생하는 폐해를 인지하고 스스로의 힘으로 법의 수범자들과 토론을 거쳐 현실에 맞게 제정하고자 하는 몇 안 되는 법규정이라는 점에서 그 의의를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재경부령안의 향후 방향과 규제 정도는 자국 국민을 보호하고자 하는 캄보디아 정부의 의지뿐 아니라 외국인 투자자에 대한 정부의 태도를 엿볼 수 있는 잣대가 될 수 있어 그 귀추가 주목됩니다. 그리고 캄보디아 정부가 재경부령안을 개정하는 과정에서 우리나라의 부동산개발 현황을 시찰하고 우리기업의 의견에 성실하게 귀 기울이고 있다는 점에서 캄보디아가 우리에게 여전히 가능성과 기회의 땅으로 인식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법무법인 지평지성 유정훈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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