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사업 구조조정 계획의 첫 단계는 우선 구조조정 방안에 대한 결정입니다. 이론적으로는 아래와 같은 방법의 구조조정 방안이 있을 수 있으나, 주로 이용되는 구조조정 방식은 지분양도, 해산/파산청산 내지 사업양도 정도라고 할 수 있고, 나머지 구조조정 방식은 절차의 복잡성이나 행정업무의 어려움 등 여러 이유에서 잘 이용되지는 않습니다.
지분양도는 중국 법인 지분의 전체 또는 일부를 제3자 또는 합자파트너 등에게 양도하는 것을 말합니다.
1 전체 지분을 양도하는 것은 사실상 사업 철수에 해당하고, 일부 지분을 양도하는 것은 양수인과 합자계약관계를 형성하는 것에 해당합니다.
가. 전체 지분의 양도
적당히 양수인이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하지만, 사업 철수가 목적이라면 전체 지분을 양도하는 것은 최상의 방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회사의 지배 주주만 변경될 뿐 법인은 그대로 존속하게 되므로, 적당한 양수인만 확보할 수 있다면 그 법적 절차는 해산청산이나 다른 철수 방식에 비해 간명합니다.
법인 자체도 그대로 존속하므로 고객에 대한 종전 계약의 위반 여부에 대한 문제도 생기지 않고, 정부로부터 받은 각종 우대 혜택도 그대로 유지됩니다.
2 해산청산 시 맞닥뜨리게 되는 각종 우발채무 관련 리스크도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원칙적으로는 직원들을 정리할 필요가 없다는 점도 장점이나, 양수인에 따라서는 직원들의 사전 정리를 조건으로 요구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지분양도는 자산을 분리하여 매각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유기체로서의 사업체를 포괄하여 판매하는 것이므로, 일반적인 자산 매각에 비하면 적당한 가격에 판매할 가능성도 높습니다. 반면, 해산청산은 회사의 영업중단을 의미하게 되고,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기계설비와 재고자산도 사업체의 일부가 아닌 분리된 동산으로 판매할 수밖에 없습니다. 아직 사용 가능한 생산설비를 급하게 처분하려고 고철가격으로 팔아야 하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중국사업을 철수해야 하는 상황에서 회사는 1차적으로 지분양도 방법에 따른 철수가 가능한지를 고려해야 합니다.
나. 일부 지분양도
일부 지분양도는 사실상 파트너사와 합자 관계 구축을 의미하며, 이는 여러 경영 목적에서 이루어질 수 있으며, 그 목적에 따라 양도하는 지분 비율이나 합자 관계의 내용에도 차이가 있게 됩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합자 관계를 만들기 위해서는 별도의 합자 법인 설립 또는 증자 및 신주 발행을 통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기존 지분을 양도하는 경우라면 대부분 사업 철수의 한 단계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 사례를 보면, 중국 사업의 철수를 결정하였으나 향후 재진출 가능성을 열어두기 위해, 또는 완전한 중국 사업 철수가 회사 이미지에 가져올 수 있는 부정적 영향을 우려하여 일부 지분만은 보유하는 방향으로 의사결정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경우에는 회사가 완전히 중국으로부터 철수하는 것이 아니며, 경영권을 합자사에게 넘겨주는 상태가 되기 때문에 회사의 입장에서는 소수 지분권자로서의 권한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시 됩니다.
2. 유상감자
감자(減資)란 자본금을 감소시키는 절차로, 감자의 종류에는 자본금을 감소시킨 만큼 생긴 돈을 주주에게 돌려주거나 출자의무를 면제시키는 유상감자(有償減資)와 자본금은 감소하지만 주주에게 돈을 돌려주는 것이 아니라 회사의 누적된 결손금으로 상계처리를 하는 무상감자(無償感資)가 있습니다.
유상감자는 투자된 자금의 일부 회수를 의미하므로, 경영자가 중국 내 사업규모를 축소하고자 하는 경우에 선택할 수 있는 방안입니다. 일반적으로 모회사가 투자한 자금은 부동산, 시설 등의 유형 자산으로 되어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영업양도 또는 자산처분 후에 수취한 대가를 모회사로 송금해야 할 경우에 채택 여부를 고민하게 됩니다. 그러나 유상감자는 자본금, 즉 채권자에 대한 책임재산을 축소시키는 절차이므로, 채권자 통지 및 감자 공고 등 채권자에 대한 보호 절차를 진행해야 합니다.
참고로 2020년도 이전에 적용되던 ‘3자기업법’에 따르면 중국에서는 원칙적으로 외국인투자기업의 감자가 인정되지 않았으므로 그 실행이 어려웠습니다. 그러나 2020. 1. 1.부터 시행된 외상투자법에 따르면, 외국계 기업도 중국 의 적용을 받으므로 유상감자가 허용됩니다.
3. 영업양도
영업양도는 유무형의 자산, 인력으로 이루어진 하나의 유기적인 영업체의 계속적인 영업을 전제로 제3자에게 양도하고 그에 대한 대가를 수취하는 것을 말합니다. 경영자 입장에서는 기존의 일부 사업부문, 또는 생산공장 등을 정리하고자 할 때 고려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영업양도는 하나의 유기적인 사업체를 양도하는 것이므로 일반적으로 자산을 분리하여 매각하는 것보다 정당한 가치평가를 받을 수 있습니다.
양도와 관련한 구체적인 절차의 경우 양도하는 사업 및 그 내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며, 영업양도를 전제로 협상을 시작하였으나 당사자들의 구체적인 필요에 따라 영업양도가 아닌 개별적인 자산양도 방식으로 진행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4. 해산청산
주주의 자발적 결정으로 회사의 법인격을 소멸시킬 수 있으며, 이러한 절차를 해산이라고 합니다. 법인격을 소멸시키는 것이기 때문에 법인을 해산하기 전에 법인과 관련된 일련의 법률관계를 정리하고, 자산을 배분하는 절차가 요구되는데, 이러한 절차를 청산절차라고 합니다. 주주의 자체적인 결정으로 회사를 말소하는 절차이기 때문에 주로 중국에서의 사업을 완전히 정리하고 철수하는 경우에 선택하는 방법입니다.
청산과정에서 주로 법인 채권자들에 대한 채무변제 및 자산 정리가 이슈가 됩니다. 채무변제에 쓰일 유동성 확보를 위해 한국 본사로부터 자금을 지원 받아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고, 이를 위해 증자를 진행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법인의 자산처분 역시 필요합니다. 단, 일반적으로는 회사가 영업 중인 상황일 때 자산처분이 더 쉽게 이루어질 수 있기 때문에 대부분의 기업들은 청산절차에 돌입하기 전에 주요 자산을 처분하고, 매각이 어렵거나 불가능한 나머지 자산으로 청산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울러 사업 자체를 중단하기 때문에 법인이 고용하고 있던 노동자들에 대한 해고 역시 중요한 과제입니다.
채무변제, 자산처분, 노동자 해고 외에도 해산은 그 자체로 막대한 행정업무가 수반되며, 법인을 해산하면서 그간 왕성한 법인 활동과정에서 드러나지 않았던 각종 이슈가 불거져 나올 수 있습니다. 외국 투자자의 철수를 달가워하지 않는 현지 정부의 유무형의 저항(느린 행정절차, 세무조사, 최초 투자 시 정부로부터 제공받은 각종 인센티브의 반환 이슈)에 부딪힐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들로 인해 결국 회사 입장에서는 지분양도에 따른 철수가 불가능한 경우 부득이 선택하게 되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으나, 매수인이 없는 경우에는 피해갈 수 없는 절차입니다. 단, 해산청산은 회사의 자체적인 결정에 의해 시작되므로, 미리 충분하게 검토, 준비해 나간다면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입니다.
5. 파산청산
파산청산은 청산시점에서 자산이 부채보다 적어 지급불능상태에 이르러, 채무자 회사 또는 채권자의 신청에 따라 인민법원의 파산절차에 따라 회사가 청산되는 경우를 말합니다. 구조조정 방안이라기 보다는 강제적 사법절차의 일환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파산이 선고되면 인민법원이 지정한 파산관리인이 회사 재산의 처분권과 관리권을 보유하게 됩니다. 파산시점에서의 회사재산은 파산관리인의 책임하에 채무자와 협의하여 환가 절차를 밟게 됩니다. 파산청산은 법률에 따라 강제로 자산이 매각되는 절차이고, 하나의 사업체를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법률절차에 따라 개별 자산에 대한 환가절차를 진행하는 것이므로, 자산에 대한 적정한 대가를 받기 어렵습니다.
아울러, 파산을 할 경우 법인의 소멸과 더불어 모든 채무가 면제되기는 하지만 채권자가 채권을 전부 회수하지 못하게 되기 때문에 기업 이미지에 대한 악영향이 큽니다. 이로 인해 실무적으로는 투자주체인 모기업의 이미지 문제로 인해 파산청산 대신 추가 자금을 조달 해서라도 파산청산보다는 해산청산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더욱이, 중국의 파산절차가 활성화된 것은 비교적 최근이며, 채권자가 채무자 회사에 대하여 파산을 신청한 경우 법원은 수리 여부에 대하여 매우 엄격한 심사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6. 흡수합병
한국 투자자가 중국 내 여러 계열사를 갖고 있다면, 흡수합병을 통해 1개 법인을 소멸시키는 방법을 고안할 수 있습니다. 즉, 동일한 모회사를 둔 중국현지법인 C1과 C2가 있는 상황에서 C2가 영위하던 사업부분을 청산하기 위해 C1이 C2를 흡수합병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습니다.
하나의 법인이 보유하고 있는 여러 지역에 있는 사업장 또는 분공사를 통폐합하는 경우도 이와 유사하다고 할 것이나, 이 경우에는 법인격에 대한 영향은 없으므로 상대적으로 절차가 간명합니다.
흡수합병 또는 사업장통폐합의 경우도 해산청산에서 말한 바와 같이 법인 또는 사업장 정리과정에서 기존에 드러나지 않았던 이슈들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사전준비가 필수적입니다. 특히 흡수합병 시에는 소멸법인의 법률관계를 합병법인이 승계하기 때문에 기존에 잠재되어 있던 리스크가 합병법인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합니다.
1 중국에 투자한 대부분의 한국계 기업들이 유한회사 형태를 취하고 있으며, 주식을 발행하는 주식회사가 아니기 때문에 주식양도나 주식처분이라는 말보다는 지분양도는 표현이 보다 적합합니다.
2 외자회사로서 받은 우대혜택과 관련해서는 이슈가 있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