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이란의 무역 관련 정책수단
이란 정부는 자국 제조업 보호 및 육성을 목적으로 관세 및 비관세 정책수단을 적극 활용하고 있습니다.
관세 정책수단으로는 국내생산을 목적으로 하는 반제품, 기계류, 부품, 원재료 등에 대해서는 5% 이내의 낮은 관세율을 적용하여 수입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는 반면, 완제품과 자국 내 생산이 가능한 품목 및 사치성 소비재에 대해서는 100% 이상의 높은 관세율을 적용함으로써 사실상 수입을 제한하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관세율과 관련해서는 산업광업무역부(Ministry of Industry, Mine and Trade) 산하 이란 무역투자진흥청(Iran Trade Promotion Organization, 이하 “TPO”) 홈페이지에 매년 게시되는 21개 상품군별 수출입 규정(Export-Import Regulations)과 별첨(Appendix) 내용1)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비관세 정책수단으로는 산업광업무역부 등 수입허가를 관할하는 정부기관이 사전 수입허가 제도를 통해 수출입을 통제하는 방식을 많이 사용합니다. 예컨대, 산업화나 내수산업 진작에 필요한 자본재로 판단되는 품목의 경우 수입허가 절차를 간소화하여 수입을 촉진시키고, 이란 내 생산이 가능한 품목의 경우 국산 제품의 품질 수준과 관계없이 수입허가를 거부하거나 지연시키는 등의 방법이 활용됩니다. 대체로 석유화학, 농업, 광업, 자동차, 철강 산업과 관련된 기계류에 대해서는 수입허가가 면제되며, 그 외에도 국내 생산을 위해 소요되는 원재료 및 시설재 중 일부 품목에 대해서는 산업광업무역부사전 수입허가 면제 품목으로 고시하여 수입을 완화하고 있습니다.
나. 이란의 수출입 규제 법령
이란 영토에서의 수출입을 규율하는 기본적인 법률로는 수출-수입규제법(Export-Import Regulations Act, 이하 “수출입법”) 및 관련 규정이 있습니다. 이란 수출입법은, 이란 영토 내에서 이루어지는 상품의 수출과 수입, 관련된 서비스의 제공에 관해 모든 수출자와 수입자에게 이란 수출입법이 우선하여 적용되며, 수출입법과 충돌하거나 모순되는 다른 법률의 규정은 무효라고 명시하고 있습니다(제1조).
이란 수출입법과 관련해서는 매년 산업광업무역부가 관련 정부기관 및 단체, 이란상공회의소(Iran Chamber of Commerce, Industries and Mines)와 협의하여 그 다음 해에 적용될 수출입법의 시행규칙 및 별표를 만들어 공고하도록 하고 있습니다(수출입법 제4조).
무역지구(FTZ)과 관련해서는 수출, 수입, 통관에 관한 별도의 규정(Regulations on Exports, Imports and Customs Affairs in Free Trade-Industrial Zones)이 제정되어 시행되고 있습니다.
2. 무역을 위한 에이전트(Agent) 선임의 필요성
영업목적으로 이란과 상품의 수출입 거래를 하려면 Commercial Card가 필요합니다(수출입법 제3조). 그런데 Commercial Card는 이란 국적의 자연인 또는 법인에만 부여되므로 이란에 상품을 수출하려는 국내 기업은 이란에 법인을 설립하여 직접 Commercial Card를 취득하거나 이란 국적2) 의 에이전트를 선임하여야 합니다.
이란은 걸프협력회의(Gulf Cooperation Council, 이하 “GCC”)의 회원국 또는 상당수의 중동ㆍ아프리카지역 국가들에서와는 달리, 자국의 상업 에이전트를 보호하거나 자국 내에서의 상품의 판매ㆍ유통에 관한 사항을 규제하기 위한 특별법을 두고 있지 않습니다. 따라서 이란에서는, GCC 회원국에서 자주 문제 되는 에이전트에 대한 독점권의 의무적 부여, 에이전트 계약 해지에 따른 보상 의무, 장기의 해지 통지 기간 등이 강제된다고 볼 수 없습니다. 즉 이란에서는 에이전트와 체결할 계약에서 해지 절차나 권한 부여에 관한 세부조건을 당사자간 합의로 정할 수 있는 것이 원칙입니다. 다만 의약품 등 이란 보건부가 관할하는 물품에 대해서는 실무상 품목별로 이란 수입자 1인만을 등록하도록 정함으로써 사실상 독점에이전트 제도로 운영된다고 볼 수 있으며, 이와 같이 실무상 유의하여야 할 사항이 있습니다.
에이전트는 선임한 자의 명의로 법률행위 및 사실행위를 하는 만큼 에이전트 선임 및 권한에 관련한 분쟁이 발생할 가능성에 특히 유의하여야 합니다. 이러한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에이전트와의 계약서를 작성할 때 에이전트가 본인을 대리하여 또는 본인 명의로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의 범위를 특정하여 명시하고, 그 권한의 행사 절차에 대해서도 최대한 상세하게 규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에이전트의 권한 범위를 제한하는 내용의 합의 서면이 존재하지 않을 경우 에이전트는 당연히 본인을 대리하여 영업행위를 할 수 있는 것으로 간주되므로(이란 민법 제656조 및 제660조), 이란 내에서 에이전트가 임의로 행한 행위에 대해서도 선임한 자가 책임을 부담하게 될 위험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란에서 특정인이 에이전트로서 행위를 한 경우, 명시적으로 보수를 지급하지 않기로 약정한 경우가 아닌 한, 해당 에이전트에게 그 대리행위에 관한 보수를 지급해야 합니다(이란 민법 제659조). 3)
상업 에이전트의 선임 및 해지와 관련된 법률 요건이나 절차, 효과에 대해서는 이란 민법과 상법, 수출입법의 관련 규정, 그리고 이란 산업광업무역부의 가이드라인 등에서 정하고 있습니다. 예컨대 2014년 개정된 산업광업무역부 가이드라인(Guidelines for Regulating the Activities of Official Agents of Foreign Companies that Supply Foreign Goods and Services in Iran)에서는 산업광업무역부가 관할하는 물품 중 내구소비재(durable goods)를 취급하는 에이전트에 대한 등록의무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위 산업광업무역부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에이전트를 변경하거나 신임 에이전트를 선임하기 위해 반드시 종전 에이전트의 동의가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다만, 산업광업무역부 가이드라인은 특별위원회가 에이전트 계약이 적법하게 해지되었는지에 관하여 검토하여 의견을 제출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는데, 이러한 절차가 에이전트 계약의 해지 및 그 효력에 실제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는 관련 실무를 구체적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3. 수입품목
이란 수출입법에 의하면, 영리 목적으로 상품 수입 및 수출을 하기 위해서는 이란 상공회의소로부터 Commercial Card를 발급받아야 합니다. 이와 관련하여 Commercial Card 신청인과 이란상공회의소 간에 분쟁이 발생할 경우 산업광업무역부가 이에 대해 최종적으로 판단할 권한을 보유합니다.
이란의 수출입규정은 이란으로의 수입과 관련하여 물품의 종류를 크게 다음의 3가지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i) 수입허가가 면제되는 품목(Authorized Goods): 일반적인 수출입 규정에 따라 수입이 가능한 품목(예: 산업 기자재)
ii) 수입허가가 요구되는 품목(Conditional Goods): 특별한 수입허가를 받아야 수입이 가능한 품목(예: 화장품, 음식, 의약품 등)
iii) 수입이 금지된 품목(Prohibited Goods): 이란의 법률에 의해 수입이 금지되거나, 이스라엘에서 수입되는 것(예: 알코올, 폭발성 물질, 마약, 도박 관련 물품, 돼지고기 및 특정 종류의 차량)
이란 수출입법은, 수입자가 국가기관인지 사인인지를 불문하고, 특정 품목의 물품(위 분류 중 Conditional Goods)을 수입하기 위해서는 Commercial Card와 별개로 산업광업무역부로부터 수입허가를 취득해야 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수입허가신청서는 산업광업무역부에 제출해야 합니다. 수입허가를 위해서는 보건부 등 관할 정부기관으로부터 품목 단위로 수입의 적정성에 관한 심사를 받아야 하며, 관할 정부기관은 동종 품목의 이란 내 생산 여부 및 생산량 등을 고려하여 수입을 승인할지 여부를 결정합니다.
무기류, 마약, 술, 도색출판물 등 이슬람 율법과 법률이 금지하는 품목의 상품은 수출이나 수입은 물론, 매매 또는 소지가 금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