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법인[유] 지평 || [노동] 사내협력업체에 고용되어 제철소에서 근무한 근로자들에 대하여 근로자파견 관계를 인정하였으나, 사용사업주가 정한 정년을 도과한 근로자의 경우 확인의 이익을 부정한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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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 사내협력업체에 고용되어 제철소에서 근무한 근로자들에 대하여 근로자파견 관계를 인정하였으나, 사용사업주가 정한 정년을 도과한 근로자의 경우 확인의 이익을 부정한 사례

2022.07.28

[대상판결 : 대법원 2022. 7. 28. 선고 2021다221638 판결]  
 
1. 사안의 개요 
 
피고는 철강제조업을 영위하는 회사인데, ‘협력작업계약’을 체결하여 사내협력업체(이하 ‘이 사건 각 협력업체’)로 하여금 압연공정1)과 관련된 작업의 일부를 처리하도록 하였습니다. 
 
원고들은 위 사내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로서, 협력작업계약에 따라 피고의 압연공정 중 일부 업무를 수행하였습니다.  2016년경 원고들은 협력작업계약의 실질은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파견법’)에서 정한 근로자파견계약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피고를 상대로 근로자지위 확인 및 고용의 의사표시 이행을 청구하였습니다.  
 
한편, 피고는 2018년 11월 16일 취업규칙의 개정을 통해 직원의 정년을 만 60세로 하면서 정년에 도달한 분기의 말일에 퇴직하는 것으로 규정하였습니다.  그리고 2019년 10월 14일 개정을 통해, 직원의 정년을 만 60세로 그대로 유지하면서 퇴직일을 정년에 달한 연도의 말일로 변경하였습니다.  
 
원고 중 일부는 2018년 11월 16일 및 2019년 10월 14일 개정된 취업규칙에 따라, 원심 계속 중 정년에 도달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원심은 위 정년에 도달한 원고들에 대해서도 본안에 대하여 심리ㆍ판단하였습니다. 
 
 
2. 판결 요지 
 
가. 대상판결은 원고들 중 일부가 원심 계속 중 피고가 취업규칙에서 정한 정년에 도달하였다면, 해당 원고들은 피고 회사에 대하여 근로자지위에 있다는 확인을 구하는 것은 더 이상 ‘현존하는 권리 또는 법률상 지위에 대한 불안ㆍ위험을 제거하기 위한 가장 유효적절한 수단’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원심은 위 원고들에 대하여는 확인의 이익이 없어 소가 부적법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나. 대상판결은 근로자파견관계와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취지의 원심 판단이 정당하고,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근로자파견관계에 과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div style="background:#eeeeee;border:1px solid #cccccc;padding:20px;">1) 원고들은 피고의 광양제철소에서 근무하면서 생산공정을 자동화할 수 없는 운송 구간에서 천장크레인을 운전하거나 리모컨으로 조작하여 코일을 등을 운반하였다.  그리고 지게차를 이용하여 슬리브, 아연괴 등 중량이 가변은 물건을 운반하며, 각종 검사 과정을 보조하고 공정에서 발생한 폐기물을 처리하였다.  그리고 완성된 철강제품을 제품창고에 운반하고 출하 시까지 창고관리를 하는 등의 업무를 수행하였다. 
 
2) 원고들은 1999년까지는 피고가 제공한 작업표준서에 따라, 그 이후에는 이 사건 각 협력업체가 기존 작업표준서를 기초로 핵심적 내용이 질적으로 동일하게 자체적으로 작성하여 피고로부터 정합성 검증을 받은 작업표준서에 따라 작업을 수행하였다. 
 
3) 피고의 제품 생산과정과 조업체계는 전산관리시스템에 의해 계획되고 관리된다.  이 사건 각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은 전산관리시스템을 통해 전달받은 바에 따라 협력작업을 수행한다.  전산관리시스템이 도입된 이후에도 생산과정에 오류 등이 발생하여 압연코일의 위치를 조정할 필요가 있는 경우, 좌표 등이 설정되지 않은 장소에서 작업을 수행해야 하는 경우 등에는 피고 소속 근로자가 직접 화면에 작업내용이 나타나도록 정보를 입력하기도 하였다. 
 
4) 크레인을 통해 코일을 운반하는 업무는 압연공정 자체에 필수적으로 수반될 수 밖에 없다.  크레인을 통한 원고들의 업무 수행과 피고의 코일 생산 고정을 분리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고, 크레인 운전 업무의 작업성과는 이후 시행될 공정 및 전체 압연제품 생산 공정의 소요시간과 작업결과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원고들은 코일을 운반하는 업무 외에도 시편 검사, 롤 교체 작업, 입고실사, 목전라벨 부착 등의 업무에서 피고 소속 근로자들과 광범위하게 협업하였다.  
 
5) 이 사건 각 협력업체들이 수행한 협력작업에 대한 평가는 이 사건 각 협력업체들이 수행한 작업 물량이나 환수한 작업량 등 업무성과에 따른 점수를 가산하는 방식이 아니라 피고의 조업에 지장을 주거나 작업을 지연시키는 등 피고의 업무를 저해하는 행위를 대상으로 저해행위가 발생할 때마다 정해진 점수를 차감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6) 원고들이 수행한 대부분 작업들의 구체적인 내용은 작업표준에 따라 단순ㆍ반복적으로 행해지는 것으로서, 고도의 전문성과 기술이 필요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피고가 이 사건 각 협력업체에게 지급하는 대가는 완성된 물량이 아니라 주로 이 사건 각 협력업체가 투입한 근로자의 인원ㆍ근로시간 등을 기초로 산정되었다.  
 
7) 원고들의 운전 업무 수행에 필수적으로 사용된 전산관리시스템은 모두 피고가 소유하고 실질적으로 관리하였다.  이 사건 각 협력업체는 대부분의 매출을 피고와의 거래를 통해 달성하였다.</div>

3. 의의 및 시사점 
 
대법원은 대상판결을 통해 근로자파견을 원인으로 한 근로자지위 확인 소송에 대한 확인의 이익을 명확하게 정리하였습니다.  대법원은 파견법에 따라 고용이 간주되거나 고용의무가 발생하였다면, 이후 해당 근로자가 파견사업주로부터 해고당하거나 자발적 사직을 하더라도 사용사업주와 사이에서 이미 발생한 직접 고용간주 또는 고용의무의 효과는 소멸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바 있습니다(대법원 2019. 8. 29. 선고 2017다219072 등 참조).  이러한 입장에 따르면, 파견근로자가 파견사업주로부터 해고 당하거나 사직하더라도 근로자지위 확인 소송과 관련하여 확인의 이익이 인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대법원은 대상판결을 통해, 근로관계 소멸의 원인이 정년퇴직일 경우엔 위와 같은 법리가 적용될 수 없고, 근로자지위확인을 구할 확인의 이익이 인정될 수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나아가 대상판결은 제철업계 사내하청업체 소속 근로자에 대하여 근로자 파견을 인정한 첫 번째 사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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