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판결 : 대법원 2020. 12. 24. 선고 2020도7981 판결] 1. 사안의 개요 모 회사 대표인 A씨는 회식을 하던 중 여직원 B씨의 머리를 왼팔로 감싸고 가슴 쪽으로 끌어당기는 일명 ‘헤드락’ 행위를 하고, 주먹으로 B씨의 머리를 두 차례 친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A씨는 당시 B씨의 결혼 여부 등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A씨는 또한 B씨에게 “이 년을 어떻게 해야 계속 붙잡을 수 있지. 머리끄댕이를 잡고 붙잡아야 되나”라고 하면서 손가락이 B씨의 두피에 닿도록 해 머리카락을 잡고 흔들고, 어깨를 수회 친 혐의도 받았습니다. 2. 판결 요지 이에 대하여 1심은 A씨의 혐의를 유죄로 판단해 벌금 500만 원 선고하였습니다. 그런데 2심은 “피해자가 수치심과 모욕감을 느꼈을 수 있다는 점은 쉽게 수긍할 수 있지만, 이같은 행위가 객관적으로 일반인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고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행위로서 피해자의 성적 자유를 침해하는 강제추행죄의 추행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보아 A씨에게 무죄를 선고하였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위와 같이 A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돌려보냈습니다. 재판부는 “A씨의 행위는 객관적으로 일반인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고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행위에 해당한다”며 “그로 인해 피해자의 성적 자유를 침해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강제추행죄에서 말하는 ‘추행’에 해당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기습추행의 경우 공개된 장소이고 동석한 사람들이 있었다는 점은 추행 여부 판단의 중요한 고려 요소가 된다고 보기 어렵다”며 “A씨의 행위로 B씨의 머리가 A씨 가슴에 닿았으므로 접촉 부위 및 방법에 비추어 객관적으로 일반인에게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게 할 수 있는 행위”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A씨의 전후 발언에 대한 B씨와 동료 여직원의 항의 내용에 비춰보면 A씨의 말과 행동은 B씨의 여성성을 드러내고 A씨의 남성성을 과시하는 방법으로 B씨에게 모욕감을 주는 것”이라며 “성적인 의도를 가지고 한 행위”라고 판시하였습니다. 또한 “B씨는 당시 회식 자리에서 울음을 터뜨렸고, 당시의 감정에 대해 ‘소름끼쳤다’는 성적 수치심을 나타내는 구체적 표현을 사용했다”며 “성적수치심과 모멸감, 불쾌함을 느꼈다고 분명히 진술했고, 이러한 피해자의 피해감정은 사회통념상 인정되는 성적 수치심에 해당한다”고 덧붙였습니다. 3. 시사점 남성인 회사 대표가 회식자리에서 여성 직원의 머리를 팔로 감싸는 이른바 ‘헤드락’을 건 행위가 강제추행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사례입니다. 본 판결은, ① 폭행과 추행을 구분하는 표지인 ‘성적 의도’와 관련하여 ‘성행위(성관계, 스킨십)와 관련된 의도’뿐 아니라 ‘피해자의 여성성을 드러내고 피고인의 남성성을 과시하는 방법으로 피해자에게 모욕감을 주는 것’ 도 ‘성적 의도를 가지고 한 행위’로 볼 수 있다는 점을 밝혔고, ② 피해자가 울음을 터뜨리기도 했고 ‘소름끼쳤다.’는 성적 수치심을 나타내는 구체적인 표현을 사용한 점 등에 비추어, 피해자가 그와 함께 표현한 ‘모멸감, 불쾌감’도 사회통념상 인정되는 ‘성적 수치심’에 해당된다는 취지로 판시하였다는 데 의의가 있습니다. 다운로드 : 대법원 2020. 12. 24. 선고 2020도7981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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