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법인[유] 지평 || [도산 · 구조조정] 회생절차에서 주주의 계약상 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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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산 · 구조조정] 회생절차에서 주주의 계약상 권리

2023.11.14

최근 대법원은 회사가 주주에게 회생절차 개시신청에 대한 동의권을 부여하고 회사가 이를 어기면 주주에게 손해배상을 부담하도록 한 계약이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이하 ‘채무자회생법’)이나 상법상 주주평등의 원칙, 자본충실의 원칙에 반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습니다[대법원 2023. 7. 13. 선고 2023다210670 판결(이하 ‘대상판결’)]. 
 
 
1. 사안의 개요 
 
원고(보증기금)는 2013. 8. 30. 피고 주식회사가 발행하는 기명식 전환상환우선주(액면가 5,000원)를 1주당 56,000원에 인수하기로 하는 우선주인수계약(이하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하였습니다. 
 
이 사건 계약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table class="Table" style="border:none" width="100%">
	<tbody>
		<tr style="height:31.4pt">
			<td style="border-bottom: 1pt solid rgb(231, 230, 230); background: rgb(217, 217, 217); width: 19.56%; border-top: 1.5pt solid rgb(47, 85, 151); border-left: none; border-right: 1pt solid rgb(193, 191, 191); padding: 0.6pt; height: 31.4pt; text-align: center;" width="19%">조항</td>
			<td style="border-bottom: 1pt solid rgb(231, 230, 230); background: rgb(217, 217, 217); width: 3.2%; border-top: 1.5pt solid rgb(47, 85, 151); border-left: none; border-right: none; padding: 0.75pt; height: 31.4pt; text-align: center;" valign="top" width="3%"></td>
			<td style="border-bottom: 1pt solid rgb(231, 230, 230); background: rgb(217, 217, 217); width: 75.9%; border-top: 1.5pt solid rgb(47, 85, 151); border-left: none; border-right: 1pt solid rgb(193, 191, 191); padding: 0.6pt; height: 31.4pt; text-align: center;" width="75%">내용</td>
		</tr>
		<tr>
			<td style="border-bottom: none; background: rgb(242, 242, 242); width: 19.56%; border-top: 1pt solid rgb(231, 230, 230); border-left: none; border-right: 1pt solid rgb(231, 230, 230); padding: 0.6pt; text-align: center;" width="19%">제15조 
			(서면동의 
			사항)</td>
			<td style="border:none; width:3.2%; border-top:solid #e7e6e6 1.0pt; padding:.75pt .75pt .75pt .75pt" valign="top" width="3%"></td>
			<td style="border:solid #e7e6e6 1.0pt; width:75.9%; border-left:none; padding:.6pt .6pt .6pt .6pt" valign="top" width="75%">을(피고) 및 이해관계인(피고 대표이사 A)은 을의 경영성과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다음 각 호의 사항에 대하여는 사전에 갑(원고)으로부터 서면동의를 얻어야 한다.(중략) 
			8. 회생절차ㆍ워크아웃ㆍ파산신청 등 경영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항이 발생할 경우(후략)</td>
		</tr>
		<tr>
			<td style="border-bottom: none; background: rgb(242, 242, 242); width: 19.56%; border-top: 1pt solid rgb(231, 230, 230); border-left: none; border-right: 1pt solid rgb(231, 230, 230); padding: 0.6pt; text-align: center;" width="19%">제29조 
			(계약의 해지 및 
			주식매수청구)</td>
			<td style="border:none; width:3.2%; border-top:solid #e7e6e6 1.0pt; padding:.75pt .75pt .75pt .75pt" valign="top" width="3%"></td>
			<td style="border:solid #e7e6e6 1.0pt; width:75.9%; border-left:none; padding:.6pt .6pt .6pt .6pt" valign="top" width="75%">① 다음 각 호의 위반사유가 발생하였을 경우에는 갑이 을 및 이해관계인에게 최고를 하고, 갑의 최고일로부터 2주일 이내에 동 위반사유가 시정되지 아니한 때에는 갑은 본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중략) 
			10. 회생절차, 파산절차 및 이에 준하는 절차의 개시 신청이 있는 때 또는 청산에 들어간 때 
			 
			② 상기 제1항의 기한까지 상기 제1항의 위반사유가 시정되지 아니한 경우 갑은 이해관계인에게 주식매수대금 이상으로 주식의 매수를 요구할 수 있고, 이해관계인은 매수청구를 받은 날로부터 30일 또는 갑이 지정하는 기한 내에 그 주식에 대한 주식매수대금을 주식이전의 대가로 갑에게 지급하여야 한다.(후략)</td>
		</tr>
		<tr>
			<td style="border-bottom: none; background: rgb(242, 242, 242); width: 19.56%; border-top: 1pt solid rgb(231, 230, 230); border-left: none; border-right: 1pt solid rgb(231, 230, 230); padding: 0.6pt; text-align: center;" width="19%">제30조 
			(손해배상)</td>
			<td style="border:none; width:3.2%; border-top:solid #e7e6e6 1.0pt; padding:.75pt .75pt .75pt .75pt" valign="top" width="3%"></td>
			<td style="border:solid #e7e6e6 1.0pt; width:75.9%; border-left:none; padding:.6pt .6pt .6pt .6pt" valign="top" width="75%">① 갑은 을에 다음 각 호의 1의 사유가 발생한 경우에는 을 및 이해관계인에게 주신인수에 따른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중략) 
			4. 을 또는 이해관계인이 본 계약의 의무사항을 위반하여 갑으로부터 서면으로 최고를 받은 날로부터 2주간 내에 소명 및 시정을 하지 못한 경우(후략)</td>
		</tr>
	</tbody>
</table>
 
피고는 2016. 5. 30. 원고의 사전 서면동의를 받지 않고 회생절차 개시신청을 하였습니다.  이에 원고는 ① 이 사건 계약을 해지하면서(제29조 제10호), ② A(피고 대표이사)에게 원고 주식을 매수할 것을 청구하고(제29조 제2항), ③ 피고 및 A에게 손해배상까지 청구(제30조 제1항 제4호, 이하 ‘이 사건 손해배상채권’)하는 통지를 하였는데, 피고는 원고의 통지를 받은 날로부터 2주 내에 소명 및 시정을 하지 않았습니다. 
 
원고는 피고의 회생절차에서 이 사건 손해배상채권을 회생채권으로 신고하였으나, 피고는 원고가 주주일 뿐 채권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이 사건 손해배상채권 전액을 부인하였습니다. 
 
이에 원고는 회생채권 조사확정재판을 신청하였는데, 회생법원은 이 사건 계약에는 피고가 회생절차개시신청을 한 때에는 원고가 피고에게 주식인수가액에 소정의 손해금을 가산한 돈을 청구할 수 있다는 약정(이하 ‘이 사건 약정’)이 포함되어 있는데, 이 사건 약정은 ① 원고가 실질적으로 투하 자본의 회수를 보장받아 다른 주주들에게 인정되지 않는 우월한 권리를 부여받은 것으로 주주평등의 원칙에 반하며, ② 배당가능이익이 존재하지 않는 경우에도 원고가 약정된 금액을 지급받게 되어 자본충실의 원칙에 반하고, ③ 주주를 채권자보다 후순위 권리자로 규정하고 있는 채무자회생법 제146조, 제217조 등의 강행규정을 위반하였음을 이유로 원고의 회생채권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결정하였습니다. 
 
원고는 다시 회생채권 조사확정재판에 대한 이의의 소를 제기하였고, 대법원까지 이르러 대상판결이 선고되었습니다. 
 
 
2. 대상판결의 요지 
 
대법원은 이 사건 약정은 ① 다른 주주와 달리 원고에게는 차등적 취급을 정당화할 수 있는 사정이 있어 주주평등의 원칙에 반하지 않으며, ② 자본충실의 원칙 및 채무자회생법에도 반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구체적인 판단은 다음과 같습니다. 
 
① 주주평등의 원칙 위반 여부 
 
(i) 원고는 피고의 중요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는 의결권 주식 약 5%를 보유하는데, 원고가 납입한 주식인수대금은 피고의 유동성 확보와 자본 증가에 상당히 기여했을 것이고, (ii) 주주 중 원고에게만 회생절차 개시신청 여부에 대한 사전동의권을 부여하였다고 하여 다른 주주가 실절적ㆍ직접적 손해나 불이익을 입었다고 단정할 수 없으며 오히려 피고에 대한 감시의 기회를 제공한 것으로 볼 수 있고, (iii) 무엇보다 이 사건 손해배상채권은 피고가 원고의 최고일로부터 2주일 이내에 소명 및 시정을 하지 못한 경우 발생하므로, 피고가 회생절차 개시신청 전에 원고에게 회사의 회생절차 개시신청의 불가피성을 충분히 설명했다면 그 책임을 면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보았습니다. 
 
② 자본충실의 원칙 및 채무자회생법 위반 여부 
 
이 사건 약정은 피고가 원고에게 사전 동의를 받은 후에 회생절차 개시신청을 해야 하는 의무 등을 위반하였을 때 비로소 손해배상지급 의무를 부담하게 되는 것으로, 배당가능이익이 존재하지 않음에도 주주인 원고에게 출자금을 환급하는 것이라거나, 회생절차가 개시되었다는 사정만으로 주주로서 열후한 지위에 있는 원고를 우월한 지위에 있는 채권자로 변경시키는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습니다. 
 
 
3. 대상판결의 의의 
 
대상판결은 이 사건 약정의 문언을 넘어 이 사건 약정이 피고 및 피고의 다른 주주들에게 미치는 영향, 이 사건 약정이 현실화된 구조와 배경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것으로 보입니다. 
 
주식회사의 주주가 ‘주주’라는 자격에서 가지는 권리의무에 관하여 평등한 대우를 받아야 한다는 주주평등의 원칙은 주주와 회사의 법률관계에 적용되는 대원칙이나, 회사와 주주 사이에 계약을 체결함으로써 해당 주주에게 일정한 권리를 부여하였다는 사실만으로 모든 계약이 주주평등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이 사건 약정은 원고와 피고 간 ‘계약’을 통해 권리가 부여된 것이고, 원고가 피고의 회생절차 개시신청을 결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피고로 하여금 원고의 사전 동의를 받도록 한 것이므로, 피고에게 신중한 경영판단을 유도하고 회사 및 주주 전체에게 이익이 될 가능성도 존재합니다. 
 
물론 회사가 신주를 인수하여 주주의 지위를 갖게 되는 자와 사이에 신주인수대금으로 납입한 돈을 전액 보전해 주기로 약정하는 것은 해당 주주에 대하여만 투하자본의 회수를 절대적으로 보장함으로써 다른 주주들에게 인정되지 않는 우월한 권리를 부여하는 것으로서 주주평등의 원칙에 위배되어 무효입니다(대법원 2020. 8. 13. 선고 2018다236241 판결).  그러나, 이 사건 약정은 손해배상의 예정 금액이 원고의 투자금액과 유사한 규모일 뿐 원고의 투하자본 회수를 절대적으로 보장하는 것은 아니므로 주주평등의 원칙에 반한다고 단언할 수 없습니다. 
 
또한 이 사건 약정의 실질을 고려했을 때, 원고의 피고에 대한 이 사건 손해배상채권이 회생채권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는 것은 원고에게 계약상 인정되어야 할 권리를 단지 원고가 피고의 ‘주주’라는 이유만으로 부인하는 것에 해당합니다.  즉, 사안에 대한 형식적 판단만으로 권리관계를 확정짓는 것이 오히려 채무자회생법의 입법취지에 반하는 것일 수 있습니다. 
 
대상판결을 음미하여 향후 정교한 투자계약으로 주주가 회생절차에서도 계약상 권리를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 볼 수 있겠습니다.

News Alert [공정거래] ESG 규제 관련 공정거래위원회 예규 개정안 행정예고 2024.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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