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규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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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27일 중국 최고인민법원은 <"조정 우선, 조정과 재판의 결합"업무 원칙 관철에 대한 의견>(이하 '의견'이라 함)을 발표하여, 각급 법원에 "조정"을 사건 처리에 있어서 첫 번째의 절차로 할 것을 요구하였습니다.
주지하다시피 중국에 있어서 분쟁해결방법에는 소송 및 중재와 더불어 조정이 있는데, 조정에는 북경조정센타(Beijing Conciliation Centre)에서의 조정과 중국국제경제무역중재위원회(CIETAC)의 중재절차 중 조정, 중국법원에 의한 조정으로 나누어 지고 있습니다.
북경조정센타(Beijing Conciliation Centre)는 1987년 국제무역촉진위원회(China Council for the Promotion of International Trade: CCPIT)내에 설치된 것으로서, 그 조정의 특징으로는 첫째, 당사자의 합의가 있어야 하고, 둘째, 당사자가 각각 선정한 2명의 조정위원회로 조정위원회를 구성하며, 셋째, 당사자 일방이 조정인에게 제공한 정보는 제공자가 비밀을 요청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타방 당사자에게 제공할 수 있고, 넷째, 조정에 의한 우호적 합의서는 법적 구속력을 갖지 못하며, 다섯째, 조정이 실패한 경우 의견, 제안 및 시인 내용, 조정인의 제안에 대한 수락한 내용 등은 향후 중재 또는 소송과정에서 보충자료로 사용될 수 없다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
또한 국제경제무역중재위원회(CIETAC)의 중재절차 중 조정의 특징으로는, 첫째, 중재판정부가 당사자와 협의하거나, 둘째 중재판정부가 쌍방 당사자와 개별적으로 협의하거나, 셋째, 당사자들이 직접 협의하는 방식을 들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법원에서의 조정은 담당 판사가 법원 재판 중에 조정으로써 해결하는 방식인데, 법원 판결과 동일한 효력이 있는 조정조서를 작성하여 궁극적으로 분쟁을 해결하는 방식이라 하겠습니다.
위 분쟁 해결 방법인 소송이나, 중재, 조정 중에서 소액 또는 비금전적 분쟁이나, 엄격한 법적 권리 의무보다는 사업상 이해관계에 바탕을 둔 분쟁 또는 사업관계의 지속성을 원할 경우의 해결방법으로는 조정이 매우 유용할 수 있으며, 특히 당사자 간 감정의 종국적 해결에도 매우 유용하여 조정을 많이 활용하는 방안이 실무적으로 논의되고 있었습니다. 특히 법원에서의 조정 방안은 판결로 인하여서는 분쟁 해결의 종국성이 해소되지 않을뿐더러, 오히려 당사자들 간의 감정만 더 악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판결로 인한 분쟁해결보다는 그 유용성에 있어서 매우 각광받는 분쟁해결 방법이었습니다.
이러한 점을 해소하기 위하여, 최근 최고인민법원에서 재판에 앞서 조정을 우선시하도록 하는 위 <의견>을 발표함으로써, 앞으로 조정의 많은 활용이 기대된다 하겠습니다.
위 <의견>의 내용을 살펴보면, <의견>은 총 4부분, 29개 조항으로 나누어져 있고, 민사안건 및 형사안건, 행정안건, 집행안건 등 각 안건의 조정사항을 세분화하여 규정하고 있습니다.
먼저, 혼인이나 가정 분쟁, 노동계약 분쟁, 교통사고 및 산업재해 사고 등의 민사안건에는 개정 전에 조정을 하도록 하는 방식을 채택하며, 아울러 경미한 형사안건 역시 법원에 고소 후 당사자 간 자체적으로 해결하는 것을 우선시하고 있습니다.
즉, 민사안건은 조정으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인데, 가정이나 혼인분쟁, 노동계약 분쟁, 교통사고 및 산업 재해 사고로 발생한 권리의무관계 등 비교적 확실한 손해배상 분쟁, 대지 및 이웃관계 분쟁, 동업관계 분쟁, 소송가액이 비교적 적은 분쟁 등은 법정 심문에 앞서 조정이 먼저 이루어지도록 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전의 민사안건에 대한 법정 심문은 일반적으로 증거제시, 대질 등 정상적인 심문절차를 거친 후에 조정이 가능한 안건에 대하여, 비로소 법관은 조정을 진행하곤 하였습니다. 하지만 이런 방식은 실질적으로 제일 좋은 조정 시기를 놓칠 수도 있을 뿐만 아니라, 심문 당시 쌍방 당사자의 변론이 격렬해 짐으로 인하여 심문 후의 조정이 일반적으로 이루어지기 어려운 면이 있었습니다, 그리하여 이 <의견>에는 이러한 조정 절차를 앞당겨, 법관은 사전에 쌍방의 의도를 확인한 후 쌍방의 동의하에 조정을 진행함으로써, 조정 분위기 조성에도 어울리게 함과 아울러, 많은 사법자원도 절약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다음으로, 행정사건에서도 조정을 우선시하도록 규정한 것인데, 구체적인 행정행위의 위법 혹은 합법적이라도 합리성을 구비하지 않은 행정안건에 대하여, 조정을 통하여 최대한 행정기관이 소송 중에 자체적으로 행정위반 행위를 취소하거나, 구체적인 행정행위를 무효화 처리하여 결정하도록 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즉, 행정소송 중의 위법행위는 자체적으로 취소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 것인데, 구체적인 행정행위의 위법 혹은 합법적이라도 합리성을 구비하지 않은 행정 안건에 대하여는, 조정을 통해 최대한 행정기관이 소송 중에 자체적으로 행정위반 행위를 취소하거나 혹은 구체적인 행정행위를 무효화 처리하여 결정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많은 행정안건 중, 법원 심판에서 각 행정기관의 협력이 서로 되지 않는 상황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데, 이 <의견>의 시행으로 인하여 법원은 행정안건 심사과정에서 더 좋은 집행 방법을 강구할 것이고, 행정안건 심의의 투명도와 공정성을 높이는 데에도 기여할 것입니다.
하지만 이 의견의 시행으로 인하여 기층법원이 맹목적으로 높은 조정률을 추구하거나 법원이 강제적으로 무리하게 당사자 간의 조정을 진행하는 상황을 예상할 수 있는데, 수많은 민사 및 형사, 행정 사건에 대하여 무조건 적인 <의견>시행을 방지하기 위한 보완 규정이 뒤따라져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 <의견>의 시행으로 인하여, 많은 외국 기업들 특히 한국 기업들이나 한국인들이 중국에 진출하면서 겪게 되는 여러 가지 분쟁에 대하여, 앞으로 소송이나 중재보다는 조정이라는 보다 효율적인 방법을 통하여 궁극적으로 분쟁을 해결할 수 있게 되었다 할 것이고, 따라서 보다 더 많은 외국 기업들이 중국에서 진취적인 업무를 추진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였다는 점에서 이번 최고인민법원의 <의견> 발표는 큰 의미가 있다고 할 것입니다.
중국 최고인민법원의 <의견> 발표 후 세부적인 규정의 보완, 제정이 예상되고 있는바, 앞으로 조정의 활성화 방안 등을 통하여 보다 진일보한 분쟁해결이 기대된다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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