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F사업장에서 시공사 교체와 관련된 법률적 쟁점
- 시공사(건설회사)의 워크아웃, 회생절차
     


(법무법인 지평지성 최진숙 변호사)


'프로젝트 파이낸스(이하 'PF')'란 기존의 대출 관행 및 통상적인 재원조달 방법으로는 자금조달이 곤란한 '프로젝트(project)'에 소요되는 자금을, 주로 해당 프로젝트 자체의 자산가치, 경제성에 기초하여 자금을 조달하여 해당 프로젝트의 현금수입을 주요 상환재원으로 삼는 금융기법을 의미합니다. 국내에서 위와 같이 금융기법의 하나인 PF가 부동산개발을 위한 금융조달 방식으로 많이 이용됨에 따라 'PF = 부동산개발금융'이라는 이해가 널리 퍼져 있습니다.

국내에서 독특하게 발달되어 온 부동산개발금융 방식의 PF는 일차적으로 해당 프로젝트의 현금수입을 주요 상환재원으로 삼으나, 대출금융기관의 채권 회수 측면에서 해당 프로젝트 자체에 갖고 있는 위험(사업부지 미확보 리스크, 인허가 리스크, 준공, 분양 리스크 등)을 최종적으로 PF의 당사자인 시공사(건설회사)의 신용보강(지급보증, 채무인수, 책임준공, 책임분양 확약 등)을 통해 헤지(hedge)하려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이에 따라, PF사업장의 부실이 발생하는 경우 이는 바로 시공사(건설회사)의 부실이나 재무건전성 악화로 연결되고, 시공사(건설회사)가 부실화되는 경우 대출금융기관은 종전 시공사(건설회사)와의 공사도급계약관계를 단절하고 새로운 시공사(건설회사)를 통해 PF사업장의 정상화와 PF대출채권의 회수를 도모하고자 합니다.

대부분의 PF사업장에서는 시공사(건설회사)에게 부도사유가 발생하는 경우 시공권 포기를 하도록 하거나 공사도급계약 해지 또는 해제 특약을 해 두는 경우가 많아 특별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시공사(건설회사)가 회생절차로 이행하는 경우 시공사(건설회사)의 회생절차의 개시 시 시행사가 공사도급계약의 해지를 통해 시공사를 교체하는 것이 회생 관련 법령에 의하여 제한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또한, 대출금융기관은 시공사(건설회사)의 회생계획에 의하여만 대출금융기관의 시공사에 대한 채권(지급보증, 채무인수에 의한 채권 행사, 책임준공, 책임분양 미이행에 따른 손해배상채권 등)을 행사할 수 있게 되어 사실상 PF대출채권 회수 측면에서의 신용보강이 크게 약화되는 결과가 초래됩니다.

특히, 2010년, 2011년 다수의 시공사(건설회사)가 워크아웃, 회생절차가 개시됨¹에 따라 PF사업장에서의 시공사(건설회사)와 관련된 법적 분쟁이 다수 발생하고, 해당 분쟁이 조기에 해결되지 못함에 따라 PF사업장이 장기간 정상화되지 못하여, 대출금융기관 및 시공사(건설회사) 모두에게 크나큰 고통을 초래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를 합리적으로 조정, 해결하기 위한 법률자문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회생법원, 관리인 등을 포함하여 PF당사자 간의 조율과 협상이 주요한 요소로 부각됩니다.

PF사업장에서 시공사(건설회사)의 워크아웃, 회생절차 개시 시, 예상되는 주요한 법률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공사도급계약의 해제, 해지

- 시공사의 Work-out 개시를 시공권 포기, 유치권 포기 사유로 명시하는 것은 별 문제가 안되나, 시공사의 회생절차 개시를 시공권 포기, 유치권 포기 사유로 명시하는 것은 관리인의 미이행 쌍무계약의 해제권 침해로 인한 논란이 있습니다.

- 관리인의 미이행 쌍무계약의 해제권

  • 쌍무계약에 관하여 채무자와 그 상대방이 모두 회생절차개시 당시에 아직 그 이행을 완료하지 아니한 때에는 관리인은 계약을 해제 또는 해지하거나 채무자의 채무를 이행하고 상대방의 채무이행을 청구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습니다(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119조 1항). 시행사와 시공사 사이의 진행 중인 공사도급계약, 시행사와 수분양자 사이의 건축물 분양계약이 전형적인 쌍방 미이행 쌍무계약의 예로 언급됩니다.

  • 쌍방 미이행 쌍무계약에 대하여 해지, 해제권을 행사할 수 있는 자는 관리인뿐이고, 그 해지, 해제권의 행사에 다른 사유가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관리인이 계약을 해지, 해제하는 경우에는 상대방은 손해배상채권에 관하여 회생채권자로서 그 권리를 행사할 수 있을 뿐입니다(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121조 1항). 동 조항에 따라 대출금융기관이 시공사를 교체하는 것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으므로, 이 부분을 고려한 PF 거래구조 설정 및 계약서 작업, 시공사 부도사유 발생시의 적극적인 초기 대응 등 적극적인 법률자문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2. 도산해지 조항의 효력 문제

- 도산해지 조항이란 "당사자 사이에 계약을 체결함에 있어서 당사자 일방에게 채무불이행사유가 없음에도 지급정지나 파산, 회생절차의 개시신청 사유가 발생하는 경우 등 도산과 관련된 사유가 발생한 경우에 상대방에 대하여 당해 계약의 해제 또는 해지권을 유보하는 특약을 정하는 경우"를 말합니다. PF사업장에서 시공사의 워크아웃, 회생절차 사유 발생을 공사도급계약의 해지 또는 해제 사유로 정하거나 시공권 포기사유로 특약하는 경우 문제될 수 있습니다.

- 대법원 2007. 9. 6. 선고 2005다38263 판결
도산해지조항을 일반적으로 금지하는 법률이 존재하지 않는 상태에서 그와 같은 구체적인 사정을 도외시한 채 도산해지조항은 어느 경우에나 회사정리절차의 목적과 취지에 반한다고 하여 일률적으로 무효로 보는 것은 계약자유의 원칙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상대방 당사자가 채권자의 입장에서 채무자의 도산으로 초래될 법적 불안정에 대비할 보호가치 있는 정당한 이익을 무시하는 것이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 도산해지조항이 원칙적으로 유효라고 판시하였습니다.

그러나 위 판결에서도 "도산해지조항이 부인권의 대상이 되거나 공서양속에 위배된다는 등의 이유로 효력이 부정되어야 할 경우"도 있다는 것을 배제하지 않고 있어 도산해지 조항의 효력에 관한 논쟁이 아직 완전히 해결된 것은 아니므로 PF 거래구조 설정 및 계약서 작업 시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3. 유치권 행사의 문제

- PF 대출 시 통상 시공사의 유치권 행사 포기 약정을 하여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합니다.

- 시공사의 유치권 포기약정에도 불구하고 하도급업자의 유치권 행사는 가능합니다. 즉, 하도급업자가 건설산업기본법 소정의 하도급대금 직불의 요건을 갖춘 경우, 사후관리의 측면에서 하도급업자(수급사업자)에게 하도급대금을 직불하고 건설사업장의 정상화를 도모하는 것이 불가피한 경우가 있습니다.


4. 대체시공사 선정

- 시공사 교체 시 수분양자는 브랜드 가치 하락, 시공사 시공능력 저하 등을 이유로 분양계약을 해제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 특히 대체시공사 선정 시 입주예정자의 동의가 법적으로 요구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 입주자모집공고 이후 시공사 변경으로 인한 사업계획 변경 승인 시, 시공사 변경이 주택의 공급가격에 변경을 초래하는 사업비의 증액을 가져온다면 입주예정자 5분의 4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함(주택법 시행규칙 제11조 제3항).


5. 회생채권, 회생담보권 행사/ 신탁부동산의 처분 제한 문제

- 대출금융기관이나 시행사가 회생절차가 개시된 시공사(건설회사)에 대하여 보유하는 채권은 회생채권이나 회생담보권이 되어 시공사(건설회사)의 회생계획에 의하여만 행사되어야 하는 제한을 받게되고, 회생회사의 재산에 대한 강제집행 등이 제한되게 됩니다.

- 대출금융기관은 PF 사업장의 사업부지 등을 신탁하여 신탁부동산의 처분 방식으로 이와 같은 위험을 헤지하고자 하나, 최근에는 신탁의 후순위 우선수익자가 선순위 우선수익자의 담보권 행사 등을 금지하는 처분금지가처분을 통해 신탁에서의 담보권 행사도 제한하는 사례가 있어 담보신탁계약서의 작성 시 이를 반영할 필요가 있습니다.


6. 채권단, 회생법원, 관리인과의 협상, 조율

- 시공사(건설회사)에게 워크아웃, 회생절차가 개시되는 경우 종전의 PF 당사자 이외에 시공사(건설회사)의 채권단이나 회생법원, 관리인이 추가로 협상, 조율의 대상으로 고려되어야 하며, 이 부분이 주요한 법률자문 내용으로 추가됩니다.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시공사(건설회사)에게 워크아웃, 회생절차가 개시되는 경우 PF 사업장의 대출금융기관과 시공사(건설회사)의 이해가 상충되어 이에 관한 분쟁이 발생할 소지가 많습니다. 이미 분쟁이 발생한 PF 사업장의 경우 해당 사업장을 정상화하기 위하여 부동산PF 관련 자문 경험과 도산 관련 법령에 대한 이해가 높은 변호사를 통하여 적극적인 자문이 필요하게 됩니다. 나아가, 최근의 빈번한 시공사(건설회사)의 워크아웃, 회생절차 등을 통해 드러난 PF 대출의 여러 약점을 보완하여 보다 적극적인 PF 대출 거래구조 설정 및 계약서 작업을 통한 사전적인 보완도 요구된다고 할 것입니다.



¹ 2011년 12월 현재, 시공능력 순위 100위 내의 시공사(건설회사) 중 워크아웃 기업은 15곳, 회생절차개시 기업은 9곳에 이르고 있습니다.
워크아웃기업(15곳-금호산업, 벽산건설, 풍림산업, 신동아건설, 고려개발, 남광토건, 진흥기업, 삼호, 한일건설, 우림건설, 동일토건, 중앙건설, 신일건업, 동문건설, 성우종합건설)
회생절차개시기업(9곳-동양건설산업, 임광토건, 남양건설, LIG건설, 범양건영, 금광기업, 대우자동차판매, 월드건설, 성원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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