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중의 임원이 종중 소유 재산의 관리·처분에 관한 사무로서 타인(종원)에게 종중의 자금을 대여함에 있어 충분한 담보를 제공받는 등 상당하고도 합리적인 채권회수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채 만연히 대여해 주었다면, 종중규약의 규정 또는 종중총회의 결의 등에 기하여 그와 같은 자금대여가 허용된다고 볼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는 종중에 대하여 배임행위가 된다고 한 사례◇
종중 소유 재산의 관리·처분은 종중규약에 정한 바가 있으면 이에 따르고 그 점에 관한 종중규약이 없으면 종중총회의 결의에 의하여야 하므로(대법원 1994. 9. 30. 선고 93다27703 판결 참조), 종중과 위임에 유사한 계약관계에 있는 종중의 임원은 종중 소유 재산의 관리·처분에 관한 사무를 처리함에 있어 종중규약의 규정 또는 종중총회의 결의에 따라야 함은 물론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주의를 다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 따라서 종중의 임원이 종중 소유 재산의 관리·처분에 관한 사무로서 타인에게 종중의 자금을 대여함에 있어 충분한 담보를 제공받는 등 상당하고도 합리적인 채권회수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채 만연히 대여해 주었다면, 종중규약의 규정 또는 종중총회의 결의 등에 기하여 그와 같은 자금대여가 허용된다고 볼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는 타인에게 이익을 얻게 하고 종중에 손해를 가하는 행위로서 종중에 대하여 배임행위가 되고, 이러한 이치는 그 타인이 종원이라 하여 달라지지 않는다(대법원 2000. 3. 14. 선고 99도4923 판결 등 참조).
☞ 이 사건 종중의 이사회가 종중재산의 관리·처분에 관한 사항을 이사회의 결의사항으로 규정한 종중규약에 기하여 종중의 자금을 종원들에게 연 2%의 이율로 대여하되 종원들의 재산을 파악하여 그 회수 가능한 금액 범위 내에서 이를 대여하기로 결의하였음에도, 종중의 회장과 총무인 피고인들은 이러한 이사회결의를 집행함에 있어 140명이 넘는 전체 종원들 가운데 종중 임원들 및 이들과 가까운 일부 종원들 30명만을 그 대상자로 임의 선정한 후 그 재산상태에 대한 아무런 심사도 없이 종원에 따라 일정한 액수의 금원을 대여하였고, 한편 1인당 대여액은 대부분 9,000만원 또는 8,000만원으로 적지 않은 금액이고 대여총액도 종중 보유 자금의 약 70%에 이르는 상황이라 그 회수조치를 확보해 둘 필요성이 높음에도, 인적·물적 담보를 제공받는 등의 대여금 회수에 관한 대책을 전혀 마련하지 아니한 채 자금을 대여한 사실이 인정되는 경우, 종중의 임원인 피고인들의 위와 같은 자금 대여는 타인에게 이익을 얻게 하고 본인인 종중에게 손해를 가하는 행위로서 종중에 대하여 배임행위가 된다고 한 원심의 판단이 정당하다고 한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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