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부실채권과 관련하여 외채규정 적용을 위한 새로운 규정의 실시
중국 부실채권 시장의 형성
중국 정부는 4대 국유은행(건설, 중국, 농업 및 공상은행)의 높은 부실자산 비율 문제 해결을 위해 1999년 4개의 금융자산관리공사(신달, 동방, 장성 및 화융)를 설립하고 관련 규정을 정비한 바 있다. 이에 따라서 해외 투자자들도 중국 부실채권 시장에 진출하였다.
해외 투자자들의 부실채권 시장 진출 이후에 채권회수를 위하여 국유기업들에 대해서 법적 소송을 제기하는 경우가 다수의 지방에서 발생하였다. 그런데 지방정부 또는 행정부서의 정책 개입 또는 묵시적 명시적인 담보제공이 부실채권이 형성에 일정 정도 기여하였다는 점 때문에 이러한 소송제기의 상황은 해당 지방정부와 행정부서의 이미지가 손상되고 일상적인 업무진행에 어려움을 가져온다는 문제점이 제기되었다.
외채관리 규정의 제정과 그 내용
이에 2007년 2월 1일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와 국가외환관리국은 중국 내 투자자에게는 적용되지 않고, 해외 투자자에게 부실채권을 양도할 경우에만 적용되는 새로운 규정(‘国家发展改革委国家外汇管理局关于规范境内金融机构对外转让不良债权备案管理的通知,’ 이하 ‘외채관리규정’)을 발표하고, 4월 1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외채관리규정은 중국 내 금융기관이 해외 투자자에게 부실채권을 양도하는 경우의 외채관리를 강화하는 것 뿐만 아니라, 투자자의 합법적 권익 보호, 부실채권 처분의 효율 신장, 외채리스크 방지 등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외채관리규정은 특히 내국 투자자에 비하여 외국투자자의 중국 부실채권 투자에 관한 강화된 요건을 제시하고 있는데, 그 구체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외채관리규정은 해외 투자자에 대한 부실채권의 양도에 관한 원칙을 밝히고 있는데, 부실채권의 양도는 입찰, 경매, 공개경매 등 공개적인 방식을 통하여 진행해야 하고, 양도금은 1회에 전부 지급하여야 한다(동 규정 제4조). 또한 대외 양도채권에는 정부기관 및 소속 행정부서가 채무자이거나 담보를 제공한 채권이 포함되어서는 안되고, ‘외국인투자산업 지도목록’상의 금지류 업종이거나 국가안보 관련 업체의 채권 기타 대외양도가 법적으로 금지된 채권이 포함되어서는 안된다(동 규정 제5조).
부실채권 대외양도와 관련된 외채관리를 위하여, 부실채권 대외양도 계약을 체결한 중국 내 금융기관은 대외양도에 관한 사항을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재정부, 은행감독위원회에 신고해야 한다(외채관리규정 제7조).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신고사항이 불충분할 경우 추가설명 또는 보완을 요구할 수도 있다(동 규정 제8조). 국가발전개혁위원회로부터 신고 확인서를 발급받은 경우 금융기관은 다시 국가외환관리국에 이를 제출하여 허가를 받아야 하고, 국가외환관리국의 허가를 받은 이후에 외환결제 절차, 등기절차 등을 진행할 수 있다(동 규정 제9조).
외채관리규정은 아울러 부실채권 대외 양도와 관련하여 발생할 수 있는 부정행위를 차단하기 위한 규정도 두고 있다. 우선, 중국 내 금융기관이 허위자료 등 부정한 수단으로 확인서를 받거나 등기절차를 한 경우 국가발전개혁위원회와 국가외환관리국은 이를 취소할 수 있다(동 규정 제11조). 또한 해외투자자가 악의로 중국의 외채상환 신용을 훼손할 수 있는 정보의 공개, 부실채권 거래를 통한 돈세탁 등 범죄행위 기타 외채관리규정 위반행위가 있는 경우에는 부실채권 매수를 금지하고, 범죄사실이 인정될 경우에는 사법기관에 이송할 수 있다(동 규정 제12조).
외채관리규정 제정의 의도와 함의
중국 정부가 외채관리규정을 제정하면서 외국투자자의 부실채권 투자에 제약을 가하는 의도와 함의에 대해서 다음과 같은 분석이 존재한다.
우선, 중국 내 투자자 및 금융기구 스스로 부실채권을 처리할 수 있는 실력을 갖추게 됨에 따라서 중국 금융기관의 부실채권 처리작업에 있어서 외국투자자의 중요성이 약화되었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있다. 특히 외국투자자의 국내 부실채권에 대한 투자열기가 하강한 반면, 민영 자산관리공사의 능력이 성숙되고, 아울러 4대 상업은행이 상장됨으로 인해 충분한 자본을 취득하여 부실채권 처리 역량도 강화되었다는 점을 근거로 한다.
동시에 인민폐 환율이 계속적으로 상승함으로 인해 외국투자자가 펀드 형식을 통해 부실채권에 투자할 의욕이 자극되었지만, 반면에 자산유실, 외환관리, 외채관리, 돈세탁 위험이 증가됨으로 인해 외채관리규정이 제정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중국 부실채권 시장에서 외국자본의 점유율이 5~10%에 불과했다는 점에 비추어 외국자본이 중국 부실채권 시장에서 결정적 요소로 작용하지 않았음에도 외채관리규정을 통해서 외국투자자의 부실채권 투자에 제약을 가하는 것은 다른 의도가 있는 것이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아직 외채관리규정이 시행된지 1개월밖에 지나지 않은 시점이므로 중국정부의 명확한 의도와 이로 인한 향후의 결과를 예측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중국정부가 부실채권 투자에 관한 외국자본의 진입을 제약하겠다는 의도를 천명한 것은 명확한 만큼 중국 부실채권 시장에 진출하려는 한국 기업들도 보다 더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법무법인 지평 / 정철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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