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부동산세법
보유과세 강화 '재산세특별부가세'
올해 초 시행에 들어간 ‘종합부동산세법’이 화제다. 이름만으로는 부동산과 관련된 모든 세금을 아우르는 것 같지만, 실상은 부동산 보유 단계에서 내야 되는 이른바 보유세의 일종이다. 지금까지 부동산 보유세에는 토지의 ‘종합토지세’ 와 건축물에 적용되는 ‘재산세’ 가 있었는데, 이것은 모두 지방세법이라는 하나의 울타리 안에 있었다.
그런데 종합부동산세 도입 이후 지방세법상 ‘종합토지세’ 가 없어지고, 토지 역시 건축물과 마찬가지로 ‘재산세’ 를 부과한다. 새로운 보유세 틀의 가장 큰 변화는 과거에 건축물과 토지로 나뉘어 과세되던 ‘주거용 건물’ 과 ‘그 부속토지’ 를 하나의 ‘주택’ 개념으로 해 독립적인 재산세 부과 대상으로 만들었다는 점이다. 그 이유와 효과는 무엇일까.
현재의 지방세법상 재산세는 건축물, 주택 및 토지에 각각 별도로 부과하며 세율도 다르다. 먼저 ① 모든 건축물 ② 주택 중 별장 ③ 토지 중 법이 제한적으로 열거한 토지(‘분리과세 대상 토지’ 라고 한다)에는 가액의 많고 적음에 상관없이 일정한 세율, 즉 비례세율을 부가한다. 건축물은 0.25%, 별장은 4%, 분리과세 대상 토지는 0.2%다. 다만 분리과세 대상 토지 중에서도 논밭은 기준세율(0.25%)보다 낮은 세율을 적용하고, 건물 중에서도 일정한 공장용 건축물은 기준세율보다 두 배 정도 높으며, 골프장 및 고급오락장은 4%로 높다.
또한 ① 별장을 제회한 주택 ② 분리과세 대상 토지 회의 토지는 누진세율이 적용된다. 토지는 다시 종합합산과세 대상 토지와 별도합산과세 대상 토지로 나뉘어 서로 다른 누진세율이 적용된다. 누진세율이 적용돼 세 부담이 큰 순서대로 나열하면 종합합산과세 대상 토지, 주택, 별도합산과세 대상 토지이며, 종합합산과세 대상 토지와 주택 간에는 세 부담 차이가 별로 나지 않는다.
결국 지방세법상 주택을 보유한 사람들의 재산세 부담이 늘어나게 된다. 주택 중 주거용 건축물에 대한 세율이 이전에는 비례세율이 적용되다가, 이제는 누진세율을 적용받기 때문이다. 즉 이전에는 주거용 건축물의 부속토지 중 일정 기준면적은 별도합산과세 대상 토지로, 기준면적을 벗어나는 토지는 종합합산과세 대상 토지로 구분해 각각 누진세율을 적용했다. 그러나 이제는 부속토지의 기준면적 초과 여부화 관계없이 일괄하여 종합합산과세 대상 토지에 대한 누진세율과 비슷한 수준의 누진세율과 비슷한 수준의 누진세율을 적용한다.
하지만 기존의 누진세율 체계를 전면적으로 손질하여 재산세 부담이 크게 늘어나지 않게 했기 때문에 주택 보유자들의 재산세 부담은 그리 크게 늘어나지 않는다. 따라서 주택 보유자들의 재산세 부담을 늘리기 위해서 토지와 건물에서 주택을 분리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주택을 분리한 이유는 바로 주택의 보유에 대해 종합부동산세를 내게 하기 위해서다. 종합부동산세는 주택에 대한 재산세의 가액이 4억5000만원을 넘는 경우에 해당된다. 주택에 대한 재산세 가액은 국가가 공시한 가액의 50%다. 따라서 공시가격이 보통 시가의 80% 정도라면, 주택 값이11억2500만원이 넘어야 종합부동산세를 낸다. 누진세율이 적용됨은 물론이다. 한편 종합합산과세 대상 토지의 재산세 가액이 3억원을 넘거나 별도합산과세 대상토지의 재산세 가액이 20억원을 넘는 사람도 종합부동산세를 내야 한다.
이렇듯 종합부동산세는 종합과산세 대상 토지 또는 별도합산과세 대상 토지를 가진 사람이 내는 세금인데, 이는 재산세 중 누진세율이 적용되는 대상과 똑같음을 알 수 있다. 이 경우, 재산세에서 일정한 가액 이상의 금액에 대해서는 높은 누진율을 적용하는 방식을 택할 수도 있었는데, 왜 굳이 별도의 종합부동산세를 만들어냈을까.
재산세는 지방세라 지방자치단체 몫이다. 그렇지 않아도 지방자치단체 사이에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한데, 종합부동산세까지 지방세로 하면 비싼 땅, 비싼 집이 많은 부자 지방자치단체의 살림만 더욱 살찌울 뿐이다. 따라서 국가가 종합부동산세의 명목으로 세금을 걷어서 못사는 지방자치단체에 돌려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실상이 이렇다면, ‘종합부동산세’ 란 명패는 걸맞지 않다. ‘재산세특별부가세’ 정도가 적당하다. 정부가 빈부격차 완화를 통한 계층 간 통합이라는 취지에서 보유과세의 강화라는 표어를 내건 마당에, ‘재산세특별부가세’ 란 이름이 좀 초라해 보였던 모양이다.
이재호 변호사(법무법인 지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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