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올해 초부터 침체된 부동산경기를 회복시키고 신용경색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던 건설 산업을 지원 하기 위해 미분양아파트를 매입하는 펀드에 대해 취등록세를 면제하는 등 세제지원정책을 발표하였고, 대한주택공사는 미분양아파트를 일정 가격에 매입하기로 약정하는 방식으로 미분양아파트의 취득 및 자금조달을 지원하기로 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대한주택공사는 증가 일로에 있던 미분양아파트를 부동산펀드를 통해 조속히 매입하기 위해 3개의 컨소시엄을 선정했고, 그 중 한 개의 컨소시엄에서 지난 8월 초 경상북도의 한 지방 미분양아파트를 매입하는 부동산펀드를 출시하여 매입을 완료하였습니다.
대한주택공사의 매입확약을 기본으로 하는 본건 거래의 기본적인 구조는, 부동산펀드가 시행사로부터 미분양아파트를 매입하되 시공사가 펀드의 유일한 수익자로 참여하고 일정 기간 동안 미분양아파트를 매각하거나 임대하여 얻은 수익을 수익자에게 지급하는 방식입니다. 펀드의 미분양아파트 매입 자금은 수익자의 펀드 설정금액과 외부 금융기관으로부터의 차입금을 재원으로 하고, 외부 차입에 대한 담보로는 매입부동산에 대한 근저당권 설정 및 대한주택공사의 매입확약이 이루어졌습니다.
이러한 구조를 통해 시행사는 미분양아파트의 매매대금으로 기존 차입금을 상환하고 시공사에 대한 미지급 공사비를 지급하는 등 채무를 해소할 수 있고, 시공사로서는 공사비를 일부 회수하고 연대보증채무를 해소하는 한편 향후 회복될 것으로 전망되는 부동산시장에서 미분양아파트를 임대 또는 매각하여 일정한 투자수익을 거둘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러한 대한주택공사의 매입확약을 실질적인 신용보강으로 하는 이러한 종류의 미분양아파트 펀드는 특히 최근에 감지되는 경기회복 신호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그 수가 줄지 않고 있는 '지방 미분양아파트' 해소에 상당히 큰 효과가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다만, 이러한 미분양아파트 펀드의 출시 과정에서는 많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본건 거래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가장 문제가 된 것은 펀드가 매입한 미분양아파트를 제3자에게 매각할 경우 그 제3자가 양도소득세를 감면받을 수 있는지, 분양계약을 체결한 후 해제된 세대에 대해서도 취등록세 면제가 적용될 수 있는지 등의 조세 문제였습니다. 미분양아파트에 투자하는 펀드의 입장에서 조세 혜택을 받을 수 있는지는 펀드의 수익률을 좌우할 수 있는 가장 중대한 문제였고, 이를 원만히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토해양부, 행정안전부, 아파트 소재지 지방자치단체 등 관할 기관과의 협조가 절실했습니다. 그러나 중앙정부 입장도 그리 명확하지 못했고 지방자치단체 실무자들의 이해도는 더욱 낮았습니다. 이러한 미분양아파트 펀드가 주로 지방 미분양아파트를 대상으로 기능해야 한다는 점에 비추어 지방자치단체의 제도 전반과 조세 특례 기준 등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자본시장법에 따른 집합투자기구로 설정되는 본건 미분양아파트 펀드의 등록 및 사후 관리 등을 담당하고 있는 금융위원회 및 금융감독원의 조력도 매우 중요한 문제였습니다. 부동산펀드에 대한 단독수익자 문제, 펀드간 차입 문제, 펀드의 차입대상 문제 등 금융감독당국의 신속하고도 제도의 취지에 부합하는 적시성 있는 유권해석이 매우 중요했었습니다.
무엇보다도 본건 거래의 핵심은 대한주택공사의 매입확약이었기 때문에 대한주택공사의 매입확약율, 매입확약의 효력이 대한주택공사에 미치는지(한국토지주택공사의 출범 이후에도 효력이 있는지 등), 매입한 미분양아파트를 어떠한 기준과 책임하에 관리, 운영할 것인지 등이 중요한 문제였습니다.
그 밖에 미분양아파트에 대한 대한주택보증의 보증 지속 여부, 시행사의 적정한 의사결정 및 정산 문제 등이 실무적으로 고려될 수 있었습니다.
많은 우여곡절 끝에 대한주택공사가 매입확약을 하는 미분양아파트 1호 펀드가 설정되고 부동산을 매입하게 되었으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남아 있습니다. 특히 미분양아파트 펀드에 대한 세제 지원책이 올해 말까지 종료되므로 1호 펀드 출시과정에서 노정된 문제들이 조기에 정리, 수습되어 정부와 대한주택공사가 목표했던 바대로 다수의 미분양아파트 펀드들이 설정되어 미분양아파트로 인한 건설업 및 관련 금융시장의 위기가 좀더 원만히 해결될 수 있기를 기원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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