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론
불법행위에 대한 책임제도는 민사상의 기본적인 손해배상책임법률로 국민과 법인의 생명권, 건강권, 인신자유권, 명예권, 프라이버시권, 물권, 지적재산권 등의 민사권리와 이익을 보장하여 경제질서와 사회안정의 유지를 도모하는 기본 법률제도입니다. 2010년 7월 1일부터 시행을 시작한 중국의 불법행위규제법인 <침권책임법(侵權責任法)>은 <물권법> 이후 민법전의 또 다른 근간이 되고 있습니다.
2. <침권책임법> 중 민사권리에 대한 법적보호
<침권책임법>은 7년의 시간 동안 4차례의 심의를 거쳐 발표된 총 12장 92조로 구성된 법률로써 기존에 법으로 규정이 없었던 내용을 처음 도입하였다는 것에서 그 의미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1) '동명동가(同命同價)'의 배상원칙은 권리평등을 구현함
동명동가의 원칙은 <침권책임법>이 확립한 평등 체현의 주요 원칙입니다. 침권책임법이 실행되기 전 중국은 대형 교통사고, 광산사고 등으로 인해 사망한 자에 대한 배상의 기준을 조난자의 호적 소재지에 따라 확정하였기 때문에 도시와 농촌인의 '동명부동가(同命不同價)'의 현상이 빈번히 발생하여 사회적인 비난을 피할 수 없었습니다. 새로 규정된 <침권책임법> 제17조에 따르면 동일한 불법행위로 다수의 사망을 초래한 경우 각 사망자의 사망배상금을 동일한 액수로 확정하게 됩니다. 즉 동 규정에 따라 대형 교통사고, 광산사고를 처리할 때 도농 간의 차별 없이 통일된 기준 및 액수에 따라 사망배상금을 산정할 수 있습니다. 다만 동 규정 적용의 전제조건으로 반드시 '동일 불법행위로 인하여 발생'하였다는 구성요건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이와 더불어 '사망배상금'만을 동일하게 산정하며 기타 항목에 차이를 둠으로써 한 걸음 더 나아가 법률의 평등을 체현하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2) 정신적 손해배상금 대한 확정
<침권책임법>은 중국 법률 역사상 처음으로 정신적 손해배상을 법률로 규정하였습니다. <침권책임법> 제22조에는 '타인의 인신권을 침범하여 타인에게 심각한 정신적 손해를 조성한 경우 피해자는 정신적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동 규정은 첫째, 정신적 손해배상의 범위를 인신권의 침해로 제한하고 있습니다. 인신권에는 생명권, 건강권, 명예권, 프라이버시권 등을 포함하지만 재산권은 포함하지 않습니다. 둘째, 피해자는 '심각한 정신적 손해' 수준에 도달해야만 정신적 손해에 대한 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3) 인터넷 불법행위 책임 및 개인 프라이버시권(right of privacy)에 대한 보호
최근 십여 년간 인터넷 기술의 빠른 보급과 함께 누리꾼의 숫자가 급증하면서 중국의 인터넷산업에 급속한 발전을 가져왔지만, 이와 함께 인터넷을 이용한 개인의 민사 권리 침해 현상 역시 급증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인터넷마녀사냥' 등으로 대표되는 익명성에 기반한 개인 프라이버시권의 침해 현상은 날로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비록 중국에서 일련의 행정법규와 사법해석을 발표하여 인터넷상의 불법행위를 규제하고 있지만 기본 법률측면에서 구속력을 가지고 있는 규정이 결핍되어 있던 중 <침권책임법>이 등장하여 인터넷 불법책임 법률규정의 초석이 되었습니다. <침권책임법> 제36조의 규정에 따르면 인터넷을 이용하여 타인의 민사권리에 손해를 주는 경우, 해당 인터넷 사용자, 인터넷 서비스 제공자는 불법행위책임을 져야 합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프라이버시권 보호에 대한 <침권책임법>의 규정에는 인터넷 불법책임뿐만이 아닌 기타 측면에서의 규정도 열거되어 있습니다. 그 예로 <침권책임법> 제62조의 규정에 따라 환자의 프라이버시를 유출하거나 환자의 동의 없이 진료기록을 공개하여 환자에게 손해를 가져오는 경우 불법행위책임을 지게 됩니다.
4) 하자 있는 제품에 대한 리콜제도와 징벌적 배상
<침권책임법>은 처음으로 법률 중에 하자 있는 제품의 리콜제도를 규정하였습니다. 동 법률의 제46조의 규정에 따르면 제품을 유통한 후 하자를 발견한 경우 생산자와 판매자는 반드시 경고, 리콜 등의 사후구제조치를 취해야 하며 적시에 구제조치를 취하지 않았거나 구제조치에 최선을 다하지 아니하여 손해를 유발한 경우 불법행위책임을 부담하게 됩니다. 또한 동 법률은 처음으로 징벌적 배상제도(각주1)를 도입하였습니다. 동 법률 제47조의 규정에 따르면 제품에 하자가 있는 줄 알면서 생산 및 판매를 진행하여 타인의 사망을 유발하거나 또는 건강에 심각한 손해를 야기시킨 경우 피해자는 상응하는 징벌적 배상을 요구할 권리가 있습니다.
3. 맺는 말
<침권책임법>은 그 외에도 의료분쟁 해결, 환경오염에 대한 배상, 동물로 인한 손해, 미성년자 특수 단체에 대한 보호, 부실 공사에 대한 엄격 책임원칙 등 서민생활과 밀접히 관련된 각 방면에서 사회적 모순을 전면적으로 해결하고, 민사분쟁을 감소시키며, 사회의 공평과 정의를 실현하는데 적극적인 의의가 있을 것으로 봅니다.
[각주]
1. 징벌적 배상이란 징계성 배상이라고도 하는바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실제 손실액을 초과하는 금전을 배상하도록 하는 것을 가리키는데 이는 보상, 징벌, 저지 등 기능을 종합한 배상제도라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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